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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는요?" 묻자 버럭…한강 노점상, 위험해도 철거 못 하는 이유[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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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4-04-0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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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노점상 앞 대기줄, 자전거도로서 충돌 우려도…불법노점상 이용맙시다 현수막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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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으로 설치된 노점상 자체도 문제지만 노점상들이 자전거 전용 도로 인근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다. 시민들이 음식 구매를 위해 줄을 서면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침범하는 일이 발생한다. 한 시민이 다인용 자전거를 자전거 전용 도로 위에 세워둔 채 노점상에서 음식을 구매하고 있다./사진=최지은 기자

"노점상 앞에 가서 허가받고 하시는 거냐 물어봤는데 허락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불법인 줄 몰랐어."

4일 낮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벤치에서 만난 60대 박모씨가 돗자리를 파는 노점상을 가리키며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상인이 질문을 듣자마자 왜 물어보시는 거냐며 성질을 내더라고." 함께 산책을 나온 친구 송모씨도 거들었다.


박씨는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인데 불법 노점상이 자리를 공간을 가득 채우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들이객이 늘어나는 봄철을 맞아 한강 공원에 불법 노점상이 기승을 부린다. 이날 지하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를 따라 한강공원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오니 양옆으로 노점상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돗자리 대여를 해주는 곳부터 새우튀김, 통삼겹살 바비큐, 탕후루 등 음식을 파는 노점상까지 다양했다. 한강공원 둔치를 단속하는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모두 허가 없이 자리잡은 불법 노점상이다. 야시장 등 행사가 진행될 때만 지정된 장소에서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할 수 있다. 노점상 뒤편으로는 미래한강본부에서 설치한 "여의도 한강공원 내 불법 노점상을 이용하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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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객이 늘어나는 봄철을 맞아 한강 공원에 불법 노점상이 기승을 부린다. 이날 여의나루역 2분 출구를 따라 한강공원 방향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양옆으로 노점상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두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노점상이다. 불법 노점상 뒤편으로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에서 설치한 "여의도 한강공원 내 불법 노점상을 이용하지 맙시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사진=최지은 기자

노점상들이 자전거 전용 도로 인근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찔한 상황들도 연출됐다. 시민들이 음식 구매를 위해 줄을 서면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침범하는 일이 발생한다. 노점상이 자전거 전용 도로 방향으로 놓여 자연스레 시민들이 자전거 전용 도로 위로 줄을 섰다. 불법 노점상과 자전거 전용 도로의 거리는 불과 1m도 되지 않았다. 자전거 전용 도로에 들어왔다가 운행 중인 자전거의 알림 벨 소리를 듣고 급하게 자리로 돌아가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 자전거를 타러 온 40대 김모씨는 "평일은 덜한데 주말이 되면 노점상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져 자전거 전용 도로까지 사람들이 서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자전거 속도를 내지 않아도 통행에 불편함이 있고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웬만하면 도로 안쪽으로 줄을 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딩 복장으로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40대 윤모씨는 "오랜만에 나왔는데 노점상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사람들이 자전거 운행 중에 음식을 사러 온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면 피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불법 노점상 행렬은 200m가 넘도록 이어졌다. 이 구간에 설치된 불법 노점상 수를 세보니 21곳이었다. 불법 노점상 상인들이 카트에 식용유, 박스 등 물건을 실어 옮기며 자전거 전용 도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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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노점상 행렬은 200m가 넘도록 이어졌다. 이 구간에 설치된 불법 노점상 수를 세보니 21곳이었다. 불법 노점상 상인들이 카트에 식용유, 박스 등 물건을 실어 옮기며 자전거 전용 도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사진=최지은 기자

지하철역 인근 등 도로 인근에 설치된 노점상의 경우 구청이 단속하지만 공원 둔치 안에 자리를 잡은 노점상은 미래한강본부 소관이다. 미래한강본부는 일주일에 2번 정도 불법 노점상을 단속하며 적발 횟수 1번마다 7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미래한강본부 여의도 안내센터 관계자는 "불법 노점상 앞에 시민들이 긴 줄을 서면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침범해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뿐 아니라 가스통 관리가 부실하다든가 적재물을 방치한다든가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도 많다"며 "시민들로부터 불법 노점상을 정리할 수 없느냐 같은 민원들도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한강본부 센터에서는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을 뿐 불법 노점상을 강제 철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미래한강본부 여의도 안내센터 관계자는 "단속 횟수를 비롯해 단속 내용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며 "즉시 철거 등에 대해서는 유관기관들이 회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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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둔치에 불법 노점상들이 설치돼 있다. 돗자리 대여를 해주는 곳부터 새우튀김, 통삼겹 바비큐, 탕후루 등 음식을 파는 노점상까지 다양했다./사진=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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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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