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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뭐 하고 살지?" 고민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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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6회 작성일 24-03-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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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활동으로 삶의 활력소를 찾은 친구와 선배들... 다양한 도전해 보기를

[곽규현 기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은퇴하면 뭐 하고 살지?"
"등산도 하면서 야생화도 촬영하고,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을 좀 하는 게 어떨까."
"등산이나 여행도 가끔 가는 거지. 매일 갈 수가 있나. 앞으로 뭘 할지 고민이네."


작년에 은퇴를 앞두고 있던 친구와 모임 자리에서 나눈 대화이다. 친구는 평소에 등산을 즐기고 야생화를 찍는 것도 좋아해서, 취미생활을 하면서 즐겁게 살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매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집 가까운 곳의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나는 은퇴 후에 농사 규모를 좀 늘리겠다는 계획이 있어서 그렇게 고민하지는 않았는데 친구는 심각한 듯했다.

고향 본가에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친구와 선배들
quot;은퇴하면 뭐 하고 살지?quot; 고민하는 당신에게
친구와 선배들이 귀향하여 살고 있는 고향 마을 모습이다.
ⓒ 곽규현


친구는 은퇴 후 몇 개월을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 끝에 본가로 귀향하는 결정을 내려 시골로 내려갔다. 집에서 뚜렷하게 하는 일 없이 보내는 시간도 따분하고, 뭔가 일을 하고 싶어서 살고 있던 집을 처분하여 본가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친구는 은퇴 전까지만 해도 고향에 내려갈 거라는 말은 없었는데, 은퇴 후 쉬면서 생각이 바뀐 것 같다.

친구 부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비어 있던 본가를 단장하여 농사도 짓고, 배를 타고 고기잡이도 하면서 재미나게 살고 있다. 그는 반농 반어촌인 고향 마을에서 가장 젊은 농부이면서 어부다. 고향 마을에는 대부분 80~90대 고령의 어르신들이 계시는데, 50대 이하의 젊은 층은 거의 없다.
고향 마을 앞에 있는 농지와 바다 풍경이다.
ⓒ 곽규현


그런데 얼마 전 고향을 방문해서 보니 친구처럼 은퇴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선배가 몇 명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에 은퇴를 한 고향 선배들이 본가로 들어와서 그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긴 집을 개조하거나 새로 지어 농사를 짓고, 낚시를 즐기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거였다.

고향 마을 앞 경치 좋은 바닷가 쪽으로는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펜션과 같은 숙박 시설을 짓거나 예쁘고 깨끗하게 집을 지어 새로운 주거지역이 조성되고 있었다. 그들도 대부분 도시에서 살다가 퇴직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서 들어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고령의 부모 세대가 돌아가시고 썰렁하던 고향 마을을 은퇴하고 귀향한 친구와 선배들, 외지인들이 들어와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변모시키고 있었다.

은퇴 후의 생산적인 활동으로 노년의 행복을

사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 말년에 가장 큰 고민은 인생 100세 시대에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이다. 오랜 세월 근무하던 주된 직장에서 은퇴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갈지가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다.

주변에 은퇴한 선배들이나 친구들을 보면 은퇴 후에 소득이 급격히 줄어서 생계가 어려워져 재취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당장 생계가 어렵지 않더라도 집에만 있기에는 무료하고 답답하여 뭔가 일을 하고 싶다고도 한다. 어떤 경우이든 은퇴 후에 꾸준히 할 수 있는 생산적인 활동이 있어야 경제적으로는 물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가 가꾸고 있는 텃밭에 쪽파와 참취가 자라고 있다.
ⓒ 곽규현


시골에 본가를 두고 있는 농어촌 출신 은퇴자들은 고향의 친구나 선배들처럼 귀향해서 농사나 고기잡이를 하면서 살면 자신의 삶도 즐기고 쇠퇴해 가는 고향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나도 한때는 은퇴를 하면 본가로 내려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본가를 처분하는 바람에 귀향하기는 어려웠다.

대신에 집 가까운 곳에서 주말에 텃밭 농사를 하다가, 은퇴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농장에서 농작물을 가꾸고 있다. 요즘은 봄철이라 거의 매일 텃밭 농장으로 나가서 농사지을 준비에 바쁘다. 주위에는 나처럼 텃밭 농사를 하며 은퇴 후의 생활을 건강하게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귀향이나 귀촌, 농사가 아니더라도 선배나 친구 중에는 눈높이를 낮추어 급여는 적고 힘든 노동이지만 재취업하여 땀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다. 행사장 행사용품이나 음향기기 대여업체에서 일하는 선배도 있고, 캠핑장을 관리하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배도 있다. 절친한 친구는 은퇴 후에 매일 약품을 실은 차를 몰고 약국을 순회하며 약품을 납품하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실내 사무실에서 일하던 선배들이나 친구가 주로 바깥 활동을 하는 다른 직종에서 열심히 일하며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은퇴는 주된 직장에서 물러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삶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생활 터전을 바꾸어 보기도 하고, 새로운 일에 종사해 보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은퇴 후의 생산적인 활동은 자칫 우울하고 무기력한 생활에 젖는 것을 탈피하여 삶의 의욕을 샘솟게 하는 생활의 활력소다. 즐거운 제2의 인생, 행복한 노년을 위해 은퇴 후에 즐길 수 있는 생산적인 활동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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