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유포 사건에 서울대 발칵…주범 지인들 "상상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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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 2명 대학 때 지인들 ‘충격’
“오랫동안 취업 못해 잘못된 길 간 듯” 서울대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 파문이 본격 확산한 2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분위기는 흉흉했다. 구속된 남성 주범 박모39씨와 강모31씨가 각각 서울대 인문대와 사회대를 졸업한 ‘동문’이라는 사실에 교수와 학생들은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두 남성은 재학 시절 외무고시와 변호사 시험에 거듭 도전했지만 낙방했고 현재 미혼·무직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은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서울대 여성 후배들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 사진을 수년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본지가 이날 접촉한 두 사람의 대학 시절 지인들은 “정말 이번 사건 범인들이 맞느냐”며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박씨의 지인은 그를 ‘예의 바른 학생’ ‘후배 잘 챙기는 선배’로 기억했다. 인문대 A 교수는 “순하고 예의 바른 학생이었고 교우 관계도 꽤 좋았다”며 “외무고시를 준비했던 그가 오랫동안 취업을 못 하는 바람에 잘못된 길로 빠진 것 같다”고 했다. B 교수도 “조용하고 착한 학생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박씨와 함께 음란물을 제작한 강씨는 사회대 졸업 후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그의 대학 생활 역시 평범했다고 한다. 그의 학과 후배는 “무난했던 형이었다”며 “이런 일에 휘말릴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의 한 동기는 “학교 생활을 활발히 했다”고 했다. 학부 시절 연극 동아리에서도 활동했다고 한다. 다만 강씨는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이후 휴학을 했고 졸업 이후 변호사 시험에도 떨어졌다고 한다. 현행 제도상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 응시 횟수는 5회다. 한 서울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서울대 로스쿨에서는 동기들이 뛰어나다 보니 한 번만 시험에 떨어져도 압박감이 크다”며 “강씨가 우수한 또래 집단에서 뒤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시달렸을 수 있다”고 했다. 한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생들은 기본적으로 ‘뒤처지면 안 된다’는 경쟁 의식이 강하고, 세속적인 성취에 따라 극도의 우울과 불안에 빠질 수도 있다”며 “이번 사건이 극단적 단면”이라고 했다. 또 다른 서울대 교수도 “한국 교육계는 늘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만 했다”며 “도덕·윤리와는 관계없이 외적 성과만 잘 내면 우월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워준 문화가 빚어낸 사례”라고 했다. 서울대는 부총장을 단장으로 한 인성 교육 태스크포스TF를 꾸릴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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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박정훈 기자 huni28@chosun.com 김도연 기자 heresyeon@chosun.com 김영우 기자 zerocow@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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