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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땅에 특목고 윤희숙 공약에…장애학생 부모들 또 무릎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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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2회 작성일 24-04-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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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4일 서울 영등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특수학교 부지에 특모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서울 중성동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을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를 예정대로 짓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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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게 장애학생을 위한 학교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언제든지 쓰레기통에 버려도 되는 곳인가!”



4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서울장애인부모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계획대로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읍소했다.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중성동을 지역구에 출마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가 지체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들어설 부지에 특목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7년 전 ‘특수학교 부지에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공약 한 줄이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 무산으로 이어질 뻔 했던 참혹한 기억을 떠올리며, 이날도 무릎 꿇고 간절히 호소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의 기자회견은 정치적 산술에 따른 정치인의 공약이 또 다시 장애인 학교 차별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이뤄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50여명의 장애인 학부모들은 한목소리로 “장애 학생 등굣길 막아서는 국민의힘 후보는 사퇴하라”, “장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후보를 낸 국민의힘은 반성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윤 후보에 공약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윤 후보를 국가인권위원회 제소하기로 했다. 윤 후보의 징계를 요구하는 서류도 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윤 후보가 특목고 유치 부지로 지목한 성수공고 부지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22학급 규모의 특수학교가칭 성진학교가 들어설 곳으로, 이미 서울시교육청이 행정예고까지 마친 상태다. 이미 행정적 절차까지 마무리된 상황에서, 윤 후보가 갑자기 특목고 유치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제발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성동구를 비롯한 서울 동북권역에 거주하는 지체장애 학생들은 인근에 학교가 없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동구에서 살면서 뇌병변·최중증 장애인 자녀와 원거리 통학을 했던 권숙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성동지회 부회장은 “노원구 하계동 정민학교로 12년 동안 아이를 데리고 다녔다. 이제야 학교가 생긴다고 해서 눈물 나게 기뻤는데 듣도보도 못한 사람이 와서 성동구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침을 뱉는다”며 “그동안 덤프트럭에 받히고, 폭우에 길 막히며 아이를 데리고 다녔다. 아이가 지각할까 봐 울면서 택시를 잡았다”고 말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이날 윤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인근 대체 부지에 특수학교를 지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특수학교가 신속히 건립될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건립이 예정된 지역은 상습 교통체증으로 이동이 어려운 지역이기 때문에 더 나은 대안 부지가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부지를 변경하면 행정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개교 시기2029년 3월 연기가 불가피하다. 특수학교를 기피시설로 보는 인식을 극복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김남연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대체부지로 가면 더 큰 반대가 일어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결국 특수학교가 세워지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안에서도 “부적절한 공약”이란 비판이 나온다. 과거 김성태 전 의원의 공약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한겨레 통화에서 “지금 특수학교가 얼마나 부족한데 말이 되는 얘기냐”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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