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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세상 떠난 22세 대학생 "알바로 번 600만원, 후배 장학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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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8회 작성일 24-07-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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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차수현 학생. /대구대 제공

고 차수현 학생. /대구대 제공

교사를 꿈꾸다 지난달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대구대 생물교육과 차수현여·22씨가 600만원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생전 차씨가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이다.

10일 대구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대구대를 방문한 차씨 아버지 차민수씨는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 600만원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차씨는 2021년 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입학 직후 건강 검진에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진단을 받았다. 대장이나 직장에 수백에서 수천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이다. 20여년 전 차씨 아버지도 이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했었다.


차씨의 아버지는 “딸이 저와 같은 병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며 “몹쓸 병을 물려준 게 아닌가 싶어 너무 괴로워서 그 당시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했다.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병이었지만 차씨는 수술보다는 자연치유 쪽을 택했다. 대장 수술은 후유증이 크게 남을 수 있는 수술이라 갓 20살이 된 여학생이 감내하기에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고 차수현씨 추모 문구가 부착된 벤치 사진. /대구대 제공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고 차수현씨 추모 문구가 부착된 벤치 사진. /대구대 제공

차씨는 이런 몸 상태에서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학업을 이어갔다.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고 교내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러던 중 병세가 악화해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께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차씨 아버지는 “딸이 4학년 때 하는 교생 실습을 그토록 하고 싶어 했는데 그걸 하지 못해 매우 속상해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차씨는 지난달 초 22세 나이로 숨졌다.

차씨는 생전 병상에서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는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했다. 차씨의 아버지는 딸의 마지막 바람대로 사범대학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600만원을 대학에 기탁했다.

차씨의 아버지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 딸처럼 느껴진다”며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작은 응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차씨를 기리기 위해 그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차씨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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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기자 cccv@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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