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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직접 입 열었다가···거짓말 딱 걸린 박희영 용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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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3회 작성일 24-04-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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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전단 수거 지시 안 해” 주장
검찰, ‘카톡 내용’ 반박 자료 제시···‘거짓’ 들통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해 11월6일 오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해 11월6일 오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기소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재판에서 참사 당일 구청 공무원에게 ‘대통령 비판 전단 수거’ 지시를 해 사고를 키웠다는 공소사실을 직접 부인했다가 증거로 반박을 당했다. 그는 자신이 참사 직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올린 이태원 현장을 우려하는 말이 ‘클럽발 코로나’를 우려한 것이라며 인파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 심리로 열린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재판에서 이렇게 밝혔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근처에서 열린 대통령 비판 집회에 뿌려진 대통령 비판 전단을 수거하라고 지시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김진호 용산서 외사과장에게 전단지를 수거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우리구청 업무인지는 모르겠으나 알아보라고 전달한 것이지 지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그간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의견 등을 말했는데 이날은 이례적으로 의견 진술을 자청했고 재판부의 심문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검찰은 박 구청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재판에서 공개된 용산구청 직원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보면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쯤 직원들에게 “김진호 용산서 외사과장에게 빨리 전화하세요. 강태웅당시 더불어민주당 용산 지역위원장 현수막 철거도 부탁해요”라고 지시했다. 이에 용산구청 직원은 “민주당 현수막은 전부 새벽에 제거 예정입니다. 시위피켓은 당직실 통해 바로 제거토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검찰은 당초 용산구청 직원들이 용산서의 전단지 수거 요청을 거부했지만 이후 박 구청장의 지시를 받고 전쟁기념관 인근에 가서 전단 수거 작업을 했고 이로 인해 인파 밀집 사고 대응이 어려웠다고 보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일부.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일부. 경향신문 자료사진



‘구청 업무인지 모르고 전달만 했다’는 박 구청장 주장은 앞서 검찰에서 한 진술과도 배치된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박 구청장은 지난해 1월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그것은 시켰다기보다는 용산서 과장한테 전화가 왔고 전단지를 수거해야 하는데 엄청 많다고 했고, 그게 구청이 해야 할 일”이라며 “그래서 비서실장에게 전화해서 알아보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단지 수거가 ‘구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명확히 인식하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사고가 임박했을 무렵까지도 인파 사고를 인지하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6분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전 통일부 장관이 함께 있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이태원은 할로윈으로 난리라 신경쓰이기도 하구요” 등의 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 재판부가 어떤 취지로 한 말인지 묻자 “클럽발 코로나가 발생할까봐 걱정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태원이 신경 쓰인다고 했으면 현장에 나가 눈으로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재판부 질문에는 “일단 정리를 좀 하고 나가려고 했다”면서 “비서실장에게 보고 받고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던 차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0·29 이태원참사 태스크포스 소속 최종연 변호사는 “정말 클럽발 코로나가 걱정돼서 한 말이라면 2020~2021년과 마찬가지로 경찰·소방 합동으로 인파 통제를 요청하는 등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면서 “인파 대책을 세우거나 행정 협조를 하지도 않았으면서 코로나 때문이었다고 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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