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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연락주세요!"…96년생 女기관사, 유튜버로 대박 났다 [본캐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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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9회 작성일 24-07-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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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캐부캐]
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강하영 코레일 기관사
2020년 기관사로 입사, 직장 내에서 유튜버로 변신
미스트롯3 출연 이력도

"한 직장에서 본캐·부캐 다 이룬 기분"

quot;유퀴즈 연락주세요!quot;…96년생 女기관사, 유튜버로 대박 났다 [본캐부캐]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대한민국 성인남녀 절반 이상이 세컨드 잡을 꿈꾸는 시대입니다. 많은 이들이 부캐부캐릭터를 희망하며 자기 계발에 열중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꿉니다. 이럴 때 먼저 도전에 나선 이들의 경험담은 좋은 정보가 되곤 합니다. 본캐본 캐릭터와 부캐 두 마리 토끼를 잡았거나 본캐에서 벗어나 부캐로 변신에 성공한 이들의 잡다JOB多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편집자주>

"저의 끼를 조용한 운전실에서 어떻게 숨겼냐고요? 사실 안 숨겼어요.웃음 기·종점의 빈 열차에서 저 혼자 신나게 노래 부르고 춤춘 적 꽤 있죠. 릴스 속 춤도 실생활에서 기반한 것이랄까요."

취미를 버리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취업했는데, 결국 숨겨뒀던 끼가 발산돼버렸다. 그대로 같은 회사에 다니고는 있지만, 사내 공식 유튜버가 되면서 업무도 180도 달라졌다. 그는 자신을 "후라이드 반半, 양념 반처럼 나도 본캐 반, 부캐 반"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소속 강하영28 기관사의 이야기다.

/사진=코레일 유튜브, 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사실 강 기관사는 코레일 직원이기 전에 노래를 좋아하는 간호사였다. 그는 "어린 시절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었지만 노래를 못했다"며 "할 수 있는 공부를 해서 간호학과에 진학했고, 간호사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막상 해보니 여행을 좋아했던 터라 보다 역동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직업의 안정성·여행과 운전을 좋아하는 성격·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직업 삼박자가 두루 맞는 기관사로 빠르게 전업轉業했다"고 밝혔다.

강점인 빠른 추진력으로 2020년 하반기 기관사 취업에 성공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를 몰았다. 여성 기관사 비율이 5%도 안 될 정도로 희소한 탓에 코레일 공식 유튜버가 되기 전에도 구로기관사로 코레일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부캐의 끼를 회사 생활 중 적재적소에 써먹었다. 강 기관사는 "기관사 시절 사내 교육용 고장조치 영상이나 홍보용 기관사 브이로그VLOG 제작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사내 교육용 영상에서 연기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창작물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지난해 10월에는 미스트롯3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선에서 떨어져 비록 통편집됐지만, 미스기관사라는 별명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강 기관사는 "여기서 미스는 여성을 의미함과 동시에 노래는 조금 부족한miss 기관사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며 "노래가 취미였던 건 맞지만 트로트는 난생처음이라 이렇게 별명을 지었다"고 전했다.

결국 회사는 지난 12월 강 기관사에게 "끼를 마음껏 펼쳐보라"며 판을 깔아줬다. 코레일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홍보팀이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그를 기관사에서 SNS홍보팀 소속 직원 PD겸 크리에이터로 발령한 것이다. 이외에도 코레일은 역무원, 철도시설직 출신의 직원들 발탁해 4인 체제의 SNS홍보팀을 꾸렸다.

요즘 일과를 묻자 강 기관사는 "기관사 업무는 안전과 운전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지금은 일과가 훨씬 동적"이라며 "주1회 기획 회의, 주 2~3회 촬영, 남은 시간 틈틈이 편집하다 보면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고 전했다.

일이 바뀌니, 주말도 달라졌다. 그는 "기관사 시절에는 근무 중 사람을 만날 수 없어 주말 내내 외출해 대인관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며 "요즘에는 평일에도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팀원들도 소통을 자주 하다 보니 주말엔 되려 집에 콕 박혀 쉰다"며 웃었다.

/사진=코레일 유튜브 캡처


5개월가량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다가, 지난 5월부터 유튜브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강 기관사가 열차 안에서 막춤을 추며 신형 열차인 KTX-청룡을 홍보하는 바로 그 영상이다. 그는 "이렇게 뜰 줄은 정말 몰랐다"며 "KTX-청룡의 홍보 슬로건이 세계로 가인데, 요즘에는 영상에 외국인 구독자도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정말 코레일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는 최근에 업로드한 철도의 날 관련 영상을 꼽았다. 그는 "철도의 날을 맞아 다양한 직렬의 동료와 함께 촬영했다"며 "일정을 조율하고 동료분들의 근무지를 전국 방방곡곡 찾아가느라 공이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강 기관사가 꼽은 타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대비 차별점은 실무를 경험해본 팀원이다. 그는 "현재 SNS홍보팀에 역무원 출신, 철도시설직 출신 PD님이 계신다"며 "홍보 업무를 해보니 홍보해야 할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업무를 진행할 수 없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팀원 모두 코레일을 잘 알고 있는 분들이라 호흡이 잘 맞다"면서 팀워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 기관사는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주임에서 대리로 승진했다. 입사 4년 만이다. 본캐도 잘 간직하고 있다. 강 기관사는 "제 필요가 있을 때까지 홍보 업무에 최선을 다할 거지만, 기관사로서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사내 운전유지교육도 계속 받고 있다"며 "언젠가 기관사의 최고봉인 KTX 기장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가끔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나올 콘텐츠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요즘 구독자 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이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재미난 댓글들에서 콘텐츠의 영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댓글에 남겨주시는 궁금증들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겠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라"면서 웃었다.

"혹시 이런 것도 말해도 되나요? 저, 유퀴즈도 꼭 나가고 싶어요! 유퀴즈에서 연락해주실 때까지웃음,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통편집 당하지 않을 때까지. 코레일 유튜브 채널로 재미와 유익한 정보를 열심히 전달하겠습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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