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사직서 제출 한달…효력 발생 여부에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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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측 "자동 수리" vs 정부 "교수들은 국가공무원법 준용"
법조계서도 엇갈려 "사립대 교수는 불명확" "실제 제출 여부 중요"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권희원 권지현 조다운 기자 = 의대 교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제출한 사직서의 법적 효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민법상 고용 기간의 약정이 없는 이가 고용주에게 사직 의사를 밝히고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면 사직 효력이 생기는데, 의대 교수들이 지난달 25일부터 제출한 사직서가 이 조항에 해당하느냐는 것이다. ◇ 자동 사직 가능할까…국가공무원법 적용 여부 두고 의견 갈려 2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전국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빅5 병원 교수 5천947명 중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제출 의사를 밝힌 인원은 총 2천899명으로 전체의 49% 정도다. 이후 지방 소재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 릴레이를 이어갔다. 사직서 제출 한 달이 되는 이달 25일을 기점으로 실제 병원을 떠나는 교수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법 제660조는 고용 기간의 약정이 없으면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통고 후에 한 달이 지나면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교수들과 정부는 이 조항 적용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최소한 임상 교수병원에 채용된 교수는 사직서를 내고 한 달이 지나면 자동 수리되는 것"이라며 "겸직 교수의대 소속으로 병원 파견도 학교 교수직에 사표를 냈다면 자동으로 사직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립대 교수는 국가공무원이고, 사립대 교수도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게 돼 있다"며 민법상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의 시각도 엇갈린다. 법무법인 안팎 정현진 변호사는 국가공무원법 적용과 관련해 "특별법 우위의 원칙이 있어서 국립대 교수에 대해서는 민법보다는 국가공무원법이 우선할 수 있다"며 "다만 사립대 교수에 대해선 규정을 정확히 파악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법률사무소 산맥 전선룡 대표변호사는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 교수도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것은 맞아 수사요청이 있거나 징계를 요청한 경우에 의원 면직이 제한될 수 있지만, 이 건은 그런 사유가 없다"며 "비록 국가와 교수의 공법상 거래관계지만 근로관계가 맞으며, 제한 사유가 없다면 의원면직을 해줘야 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지적했다. ◇ 정부 진료유지명령 가능성엔 "무리한 법 해석" vs "의사들은 일해야" 법조계에서는 이 밖에 사직서 송달 여부나 진료유지·업무개시명령 효력 등도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사직서가 실제로 송달이 되지 않아 민법이 규정하는 계약 해지 통고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일부 의대 중에서는 교수들이 쓴 사직서를 교수 비대위가 모아 가지고 있으면서 제출하지 않은 사례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의대 학장이 가지고 있으면서 대학 본부에 전달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학 총장에 의해 임명된 겸직 교수 중에서 실제로 사직서를 제출한 이들은 많지 않고, 별도로 사직 처리가 된 사례도 없다고 설명한 것은 이런 이유인 것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A 변호사는 "사직서를 단순히 동료 교수에게 제출하면 효력이 없는 것"이라며 "정확하게 학교 측에 전달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실제로 진료를 중단할 경우 정부가 전공의들에게처럼 진료유지명령이나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박민수 2차관은 지난달 12일 브리핑에서 "교수들도 기본적으로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을 떠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며 여지를 열어놨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청직 신인규 대표변호사는 "해당 명령은 의사들의 직이 살아 있고 그 안에서 공공성을 지니는 의료 서비스 업무를 거부할 때 발동되는 것"이라고 "이것을 집단 명령으로 가는 것은 무리한 법 해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동찬 더프렌즈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공공기관을 보더라도 임원이 고용 기간이 종료됐다고 하더라도 후임자가 없는 동안에는 사무 관리를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며 "사회적·공익적 필요성이 있는 의사인 교수가 단지 고용관계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는 이같은 명령을 무시할 수 없어 병원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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