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장애인활동 지원사가 뇌 병변 장애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60대 여성을 상습 폭행하는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최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장애인활동 지원사 A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YTN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집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던 A 씨는 휠체어에 앉아 있던 B 씨를 발로 걷어찼다. 급기야 여러 차례 뺨을 강하게 때리더니 "하하, 놀랐지?"라며 큰소리로 웃었다.
가해자인 A 씨는 B 씨를 1년 반 넘게 돌봐온 장애인활동 지원사였다. B 씨는 2년 전 뇌혈관이 손상돼 쓰러졌다가 후유증으로 거동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 씨 가족은 입원 당시 어머니를 성실히 간병했던 A 씨에게 퇴원 후에도 집으로 찾아와 돌봐달라고 요청했다.
어머니와 따로 살아 걱정이 컸던 아들은 처음엔 A 씨의 살가운 모습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고 한다.
하지만 1년 6개월이 지나 이웃 주민이 아들을 찾아오면서 A 씨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분명히 A 씨와 B 씨 두 사람만 집에 있을 시간인데도 괴성과 폭행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이웃 주민은 "지난번에 찰싹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그랬다. 그래서 저녁에 올라가서 아들한테 어머니 어떠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아들은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혼자 있을 어머니가 걱정돼 방 안에 설치된 CCTV를 뒤늦게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환자 가족 앞에서는 살가운 척하던 A 씨는 방 안에서 B 씨를 시도 때도 없이 폭행하고 폭언을 일삼았다. 입에 거즈를 물리면서 손가락을 꺾고 얼굴을 주먹으로 누르는 등 무차별 가격을 이어 갔다.
아들은 "어머니가 좀 볼살이 많이 쪘다고 느낄 만큼 볼에 살이 좀 오르셨는데, 그게 알고 보니까 너무 많이 맞아서 볼이 부은 게 아니었나"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지주막하 출혈, 이제 뇌 병변 환자이신데 그 환자 머리를 때린다는 게 제일 충격적이었다"고 토로했다.
영상을 들이밀자 범행을 실토한 A 씨는 선처를 호소했지만, 정작 소속 센터에는 "시끄러워 소리를 질렀고 볼은 살짝 만지기만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결국 아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어머니 B 씨를 대신해 A 씨를 고발했다. 경찰은 A 씨를 불러 피의자 조사까지 마친 상태로, 조만간 처분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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