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언제 숨이 멎을지 모를 딸을 품에 안고…거리 위 엄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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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 공백 사태가 넉 달 넘게 이어지자 참다못한 환자와 가족들이 어제4일 거리로 나왔습니다. 특히 선천성 희소질환자 박하은 씨와 어머니 김정애 씨가 주목을 받았는데, 언제 위급상황이 생길지 몰라 외출조차 쉽지 않은 이들이 집회에 나서야 할 만큼 상황이 절박하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갈 준비하는 엄마 김정애 씨는 분주합니다. 병원 말곤 외출할 일이 아예 없다는, 아니 그간 용기도 못 냈다는, 엄마와 딸.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한 건 딸 하은 씨가 먹을, 부드러운 음식입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그럼 이게 오늘 다 하은 씨 먹을 것만 이렇게 챙겨서…} 네, 혹시 몰라서 이제 이것저것 조금씩…] 충남 홍성집에서, 환자단체 집회가 열리는 서울 보신각까진 150km 남짓. 죽음을 각오한 여정입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교수님이 이번에 어머니 이제 조금 마음 놓을 준비를 아무래도 하셔야 될 것 같다고 어렵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 하은이를 대중에게 좀 보여드리고 나면 아 저 엄마가 저럴 만했구나 그걸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언제든 갑자기 숨이 멎을 수 있는 딸 앞에서 진료 단축을 양해해달라는 병원의 말은 가혹했습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이번에도 응급실에서 한 시간 기다렸어요. 기다리는데 애가 축 늘어져 갖고 숨을 안 쉬길래 제가 거기다 대고 뭐라고 소리 질렀냐면 처음으로, 진짜 23년 만에 처음이었어요. 너희들 시체 만지고 싶은 거냐고 그렇게 소리 질렀어요.] 응급실에서 질렀던 고함을 이젠 연단에서 다시 지르기로 했습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하은 씨 보느라 정신이 없으셔서 별로 긴장도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아니 걱정돼요. 다른 분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대변을 잘해줘야 하는데…] 세 시간 만에 집회장에 도착했습니다. 더위. 인파. 수많은 카메라. 정애 씨는 얼른 딸을 품에 안습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살려고 집회 나왔죠. 뭐…] 더위에 지친 하은씨는 도착한 지 5분 만에 시원한 차에 피해 있기로 합니다. 엄마 정애 씨가 연단에 오릅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하은이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장기간 파업으로 내 딸이 치료도 못 받고 저와 이별할까 봐 오늘이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어머니 하고 싶은 말 다 하셨어요?} 후련한데…빨리 해결되어야죠. {좀 더 자리에 안 있고 그냥 가시려고요?} 아니 하은이 보고…] 딸이 잘 있는 걸 보고서야 숨을 고르는 정애 씨.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가슴 아프죠. 이런 집회 자리가 없어야죠.] 무대 위 7분 동안 투쟁가였던 정애 씨는 다시 의·정갈등의 피해자로, 하은이 엄마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에 온 지 한시간도 안됐지만, 딸의 상태를 생각해 얼른 돌아가야합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어유 착해. 어유 착해. {하은 씨가 어머니랑 이렇게 떨어져 있을 때가 있나요?} 별로 없어요. 제 인생도 얘랑 똑같이 방콕.] 엄마가 바라는 건 딱 하나입니다. [김정애/박하은 씨 어머니 : 다시는 의사 선생님들 파업 못 하게 법 안에서 원칙을 세워주고 정부와 의사 선생님 대화도 조금씩 양보해 가면서 대화를 잘 풀어나갔으면…] 5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누군가에게는 그저 걱정스러운 뉴스, 또는 토론회 주제 정도 일지 몰라도, 지금 이 가족에게는 목숨이 달린 문제입니다. 이들이 힘겹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취재지원 황지원]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tbc.co.kr [영상취재: 김미란 / 영상편집: 김영선] [핫클릭] ▶ 우산 들고 슬쩍…희생자 조롱 20대 행적 CCTV 입수 ▶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한동훈 "왜 지금 시점에?" ▶ 경찰 "안다쳤으면 그냥 가" 강남서, 사건기록도 없다 ▶ 손으로 세며 "일병, 이병.." 미필이라 계급 틀렸나? ▶ 약 들어가자 몸 벌벌…"한 방만 더" 싹싹 빌기까지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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