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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지시는 양반, 관리소장 빨래까지"…여전히 갑질 시달리는 경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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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4-04-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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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경비원 사망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경비노동자들이 故 대치동 아파트 경비노동자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불안과 갑질 피해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3.2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대부분 경비 노동자들이 청소는 물론 관리소장 빨래와 같은 부당한 지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계약이라는 약점 때문에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기 어렵고 항의할 경우 계약 해지를 각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이같은 경비 노동자의 노동 상담이 47건 접수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이들은 주로 관리소장, 입주민, 용역회사 직원들이었다. 대체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다음 날까지 모든 것을 반납하고 나가라" 같이 고용 문제와 연결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A 경비 노동자는 "아파트 측에서 경비원들에게 청소를 지시해서 그중 한 명이 반발하자, 관리소장이 용역회사에 연락해 해고를 요구했다"며 "용역 업체는 우리는 소장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라며 퇴직을 종용했다"고 털어놨다.

B 경비 노동자는 "관리소장의 빨래 등 근로계약서에도 없는 부당한 업무지시가 너무하다는 생각에 분리를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어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며 "증거를 제출했음에도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고, 이후 회사로부터 계약 만료를 통보받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직장갑질119는 경비 노동자 대다수가 단기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발간된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94%가 1년 이하 단기 계약을 맺고 있었다. 3개월인 경우도 21.7%에 달했다.

직장갑질119는 "입주민과의 갈등이 생기면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계약 연장이라는 밥줄을 쥔 입주민이나 관리소장에게 문제를 제기할 노동자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대한 괴롭힘 문제는 원청 갑질 문제와 흡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인 관리소장은 대부분 아파트 등 원청회사 소속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관리소장에게 아무리 괴롭힘을 당해도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긴 어렵다.

임득균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공동주택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 발생하는 갑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를 확대하고, 초단기 계약 근절 및 용역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를 통한 고용 불안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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