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히고 답답해요"…아이들이 위험하다 [거꾸로 살자]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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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살률 꾸준히 증가
주요 원인은 대인관계 및 성적·입시 낙인효과 우려…상담·치료 늦어져
편집자주대한민국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전체 자살인구의 3% 수준이지만 증가율을 놓고 보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5년 새 10대 인구 10만명당 자해·자살 시도는 68.9% 급증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 모두 사회적 낙인효과를 우려를 해 제때 상담 및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국가 차원에서 청소년 자살 예방 대책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아시아경제는 10대들의 자살 원인, 해법 등을 5회에 걸쳐 진단한다.
“친구들이랑 관계가 너무 답답해요. 그게 너무 상처가 되니까 학교에 있으면 숨이 막히는 거예요.”
최근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10대 자살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 자살 원인으로는 대인관계, 성적·입시 등 정신건강 문제가 꼽힌다. 정부가 10년 안에 자살률 50% 감축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살 시도자 10명 중 1명 청소년22일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1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로, 지난해 기준 전체 원인 중 비율은 42.3%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는 2018년 5.8명, 2019년 5.9명, 2020년 6.5명, 2021년 7.1명, 2022년 7.2명으로 계속 많아졌다. 실제 자살 시도자 10명 중 1명은 청소년이다. 보건복지부 ‘2023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자살시도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18세 이하가 4280명으로 14%에 달했다. 자살을 시도한 동기는 정신적인 문제38.8%가 가장 많았다. 대인관계 문제21.8%, 성적·입시12.1%, 말다툼·야단맞음7.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한 85개 의료기관을 찾은 자살 시도자들을 분석한 결과다. 정신건강의학 분야 치료 중은 56.3%로, 진료받은 적은 없지만, 정신건강의학적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8%로 나타났다. 신체적으로는 54.3%가 건강한 상태였고, 다른 연령대와 달리 자살 시도 당시 비음주65.1%가 대다수였다. 음주 상태는 7%, 무응답은 27.9%였다. 자살 시도 시기는 5월 10.5%, 6월 10.1%, 10월 9.5%, 11월 9.1% 등 순으로 집계됐다. 청소년들이 자살 시도를 하게 된 것은 이제까지 버텨온 방식이 더는 효과가 없고, 자신의 존재가치가 상실되는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국심리학회지에 게재된 ‘청소년 자해, 자살 사고, 자살 시도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는 자해 및 자살 사고·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청소년 20명중학생 7명, 고등학생 11명, 자퇴 11명과의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다수는 지치고 무너져 내리는 마음이 있었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의 끝은 자살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조사 대상 청소년들은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으니까 그냥 자해로 결국 갔어요”, “지금 친구 관계가 안 좋아요. 집에 들어오면 저를 보살펴줄, 연락할 사람도 없어요”, “갑자기 걷다가 차에 치일까. 약간 이런 생각도 들어요” 등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민감한 학부모 반응…상담·검사 어려움교육부는 지난달부터 초·중·고교에 마음이지검사를 도입했다. 교사가 학생을 관찰해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학부모 동의를 얻어 진행할 수 있다. 초등학교 1·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의 실효성 논란이 일자 새로 개발한 검사 도구다. 정서불안, 대인관계·사회성, 학교적응 등과 관련된 35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온라인 또는 서면으로 응답할 수 있다. 교사는 검사 결과를 학생·학부모 대상 상담자료로 활용하거나 전문기관과의 연계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검사와 마찬가지로 문항 수도 적고, 실제 위기 학생을 선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정신검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아이가 문제가 있어서 상담 및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를 하는 힘든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새로 생긴 상황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던 일이다. 다른 아이들한테까지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검사가 의무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은진 수원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는 “학교에서의 검사를 통해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상당수의 학생이 조기 발견될 수 있다”며 “문제는 학부모의 비동의로 방치되는 아이들이다. 학생 자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필요시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학부모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살 고위험군 학생에 도움이 되는 상시적인 자살 예방 교육 실시가 중요하다”며 “또래 친구가 자살 위기에 처한 친구를 발견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관련기사] ☞ "무한리필집에서 비싼 우설만 50인분" 日 진상 논란 시끌 ☞ "나라 망신 다 시키네"…물축제 음란행위 남성 모두 한국인 ☞ "틀면 나오더니" 유재석 누른 이 남자…고정 출연만 21편 ☞ "5천만원 냈다"는 조국, 돼지저금통 사진 올리며 당원들에 한 말 ☞ "길에 취객 있다는 신고 제발 하지 마"…현직 경찰 호소 ▶ 2024년 사주·운세·토정비결 확인! ▶ 지출 많은 가정의 달, 통장 잔고를 지킬 방법 lt;ⓒ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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