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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1000원 들고 보톡스 맞으러 피부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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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8회 작성일 24-07-0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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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돈 되는 분야로 몰리는 의사
출혈 경쟁은 이어진다

점 제거 100원, 주름 보톡스 990원, 윤곽 주사 3cc가 1000원이라고? 김밥보다 싼 미용 시술이 판을 치고 있다. 대부분은 1회 체험가다. 한마디로 ‘미끼 상품’인데, 실제로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다 보면 저 비용이 금세 눈덩이처럼 불어나 예상 가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침대에 누웠는데 의사가 주사기 혹은 레이저를 들고 “이 점도 빼셔야 해요” “이건 면적이 커서 1만원이에요” 하면 거절할 수 없으므로.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원급 병원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서울의 한 거리. 최근 이 병원들은 보톡스를 990원에 놔주는 이벤트를 벌이거나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등 환자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용재 영상미디어 기자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원급 병원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서울의 한 거리. 최근 이 병원들은 보톡스를 990원에 놔주는 이벤트를 벌이거나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등 환자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용재 영상미디어 기자

최근 30대 여성 A씨는 미간에 생긴 깊은 주름을 보고 ‘인생 첫 보톡스를 맞겠다’고 결심했다. 보톡스는 일정 기간 근육을 마비시켜 팽팽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가격이 천차만별 아닌가. 서울 서초구 집 앞 피부과는 전문의가 놔주는데 한 부위당 5만원인 반면,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강서구까지 간다면 단돈 990원이었다. 보톡스 종류가 국산, 수입 등 수십 가지라서 효능 등에 대한 완벽한 비교가 불가능하나 이마와 미간 두 부위에 맞는다면 각각 10만원과 1980원. 친구에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다. “보톡스는 큰 기술이 필요 없으니 기계처럼 놓는 공장형이 잘한다”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얼굴에 하는 건데 그래도 강남으로 가라” 등 의견이 엇갈렸다.

A씨 마음은 990원짜리로 향했다. 1시간 넘는 거리를 이동해 병원에 도착하자 상담실장이 ‘비밀의 방’으로 인도했다. 요지는 “990원짜리는 내성이 생길 수 있으니까 3만원짜리 국산을 맞으라”는 것. 외국산은 10만원. 무언가에 홀린 듯 카드를 내미는 순간 ‘돈 아끼려고 여기까지 온 건데’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그 길로 문을 박차고 나왔다.


이번엔 명동 클리닉으로 갔다. 한 부위는 1000원, 두 부위부터는 1만5000원. 이마와 미간은 1만6000원에다가 부가세까지 결제했다. A씨는 “한번 맞아보니 싼 곳 찾아다니면서 병원 유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보톡스나 점 빼기, 제모 같은 건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의 가격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A씨 후기를 본 한 네티즌은 “압구정 유명 성형외과에서 30만원 주고 맞았는데 나는 호구인가”라고 썼다.

피부과, 성형외과를 내건 클리닉, 의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저가 마케팅’이 과열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긴 했지만 안전성 등이 제대로 보장돼 있는지 우려도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저 시술 같은 경우엔 싼 게 비지떡일 수 있다”며 “연일 새롭고 더 좋은 기계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미 원금 회수를 하고도 남은 오래된 기계로 시술받을 경우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선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까지 문을 여는 주 7일 의원급 병원도 많아지는 추세다. 인터넷에 ‘성형외과 일요일’ ‘피부과 일요일’ 등으로 검색하면 서울 강남, 명동, 홍대, 영등포, 용산 등에 위치한 병원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평일은 오후 9시, 10시까지도 한다. 일각에선 가정의학과나 소아과, 이비인후과 같은 분야는 6시 땡 하면 닫는 곳이 많은데 돈이 되는 피부과, 성형외과로 의사들이 너도나도 몰리는 바람에 출혈경쟁이 일어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일반 고객이 아니라 의료 시술을 받으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겨냥하는 경우 일요일 영업은 필수다. 실제 작년 의료 서비스를 위해 서울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18만2166명으로 전년 대비 9배 넘게 늘었다. 진료 과목은 피부과, 성형외과가 압도적이었다. 한 피부과 상담실장은 “일본에서는 울세라 같은 리프팅이 1000만원이 넘는다”며 “우리나라에선 같은 샷 기준으로 100만원 정도로 받을 수 있으니 주말에 시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로 입사하려면 일본어가 가장 중요한 스펙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병원에선 편의를 위해 ‘택스리펀’ 기계를 설치하거나 인근 관광지 지도까지 제공 중이다. 의사 선생님들, 주말까지 환자 보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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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진 기자 dkwls8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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