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손 잡고 백화점 갔다"…전세사기로 1년 반 고생한 신혼부부 작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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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전세사기 피해지원센터. ⓒ News1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세 사기의 끝이 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반대를 무릅쓰고 큰소리 떵떵 치며 잘살아 보겠노라고 결혼에 뛰어들었다"며 "원체 꼼꼼한 성격으로 A to Z를 모두 검토하고 신혼집을 마련했으나 아뿔싸, 공인중개사까지 한패였던 대규모 사기 매물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각 잡고 판을 짜니 누가 와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그래도 어쩌겠냐. 가장으로서 헤쳐 나가야지. 천만다행인 것은 제때 보증보험을 들어놨다는 것"이라고 했다. 1년 반 동안 온갖 마음고생을 했다고 털어놓은 A 씨는 "드디어 오늘 이행 요구 서류 제출하러 다녀왔다. 재밌는 건 대기실을 꽉 채운 대부분의 사람이 사회초년생, 젊은 신혼부부가 대다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십수 년 학업에 매진하다 인생 첫 스스로 발을 떼자마자 당하는 사기에 다들 얼마나 막막했을지"라며 "20명 넘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가는 말소리 하나 없이 정적만 감도는 게 오히려 이질감이 들었다"고 현장을 묘사했다. A 씨는 "죄는 사기꾼이 쳤는데 임차인이 잔뜩 주눅 들어서는 이따금 담당자가 서류 잘못됐다고 하면 어떻게 방법이 없겠냐고 역으로 빌고 있는 꼴이 어째 주객 전도된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오픈런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찾아갔다고 밝힌 그는 "이미 대기 순번은 1시간이 넘고 혹여 잘못된 부분이 있을까 수없이 다시 검토하며 마음 졸였다. 다행히 서류상 큰 문제는 안 보인다고, 요새 사기 급증으로 업무량이 증가해 3개월 이상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잘 마무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A 씨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건물을 나서니 들어올 땐 안 보이던 게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며 "분당 한가운데 으리으리한 건물 사이 어쩐지 초라한 신혼부부 한 쌍, 괜히 멋쩍게 느껴지길래 큰맘 먹고 아내 손 잡고 백화점으로 향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름 있는 좋은 향수 하나, 비싼 밥 한 끼 먹고 귀가하니 이제야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객관적으로 보면 하면 안 되는 소비였지만 조금 오바하더라도 아내의 홀가분한 기분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이번 주 로또 1등 되길", "고생 많으셨다", "힘들게 시작하신 만큼 더 잘 살아라", "이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게 뭘 해도 극복하실 수 있는 좋은 사람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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