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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모교 충암고 교장 "어떤 성명도 못 내는 현실…아이들 지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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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회 작성일 24-12-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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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생 향한 조롱과 항의 전화 빗발쳐
충암고 학생회, 오늘자 시국 성명서 준비
"시국선언 교수와 달리 교원은 제약 많아"
尹 모교 충암고 교장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모교인 충암고 교장이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 모두 성난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윤찬 교장과 오세현 학부모회장 등 충암고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채택해 계엄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시민들과 의원들을 향해 "충암고 학생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계엄고로 이름 바꿔라"... 항의전화 받는 학교

앞서 계엄 사태가 충암고 동문 라인 위주로 공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암고 교원과 학생들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윤 대통령은 충암고 8회 졸업생이고 계엄령을 건의한 김용현 전 장관은 7회, 경찰을 관할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12회 졸업생이다. 계엄령이 계속될 경우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을 여인형 중장17회, 대북 특수정보를 수집하는 777사령부 박종선 소장19회도 충암고 출신이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충암고를 향한 조롱과 질타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교장은 "3일 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 4, 5일 이틀간 약 100통, 6일 약 20~30통 정도의 항의전화가 학교로 왔다"며 "주로 학교 이름을 계엄고로 바꿔라 학교를 폭파해라 등 분노한 반응"이라고 전했다. 오 회장 역시 "다른 학교 또래 친구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너도 그 학교를 졸업하면 나중에 윤 대통령처럼 되는 거냐는 식으로 조롱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충암고는 현재 교사들을 주축으로 학생 안전을 위한 등·하교 시간대 순찰을 강화한 상태다.

상황이 이러니 충암고 학부모들은 학생 피해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오 회장은 "학부모 모임에선 잘못은 윤 대통령이 하고 피해는 아이들이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언론 등에서 학교에 대한 언급은 그만하면 안 되는 거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은 이 같은 조롱에 동요하는 대신 시국성명을 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 교장은 "학생회에서 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오늘자로 성명서를 가져와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학생회의 자치활동을 전적으로 보장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원은 어떤 입장도 못 내... 아이들 지켜달라"

이 교장은 이런 상황에도 정치적 중립이 과하게 강요돼 교원들이 어떤 입장도 표명할 수 없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 교수들은 얼마든지 시국선언을 할 수 있지만, 교원들은 학생들에게 정치 관련 어떤 발언을 해도 사상을 강요한다는 민원이 들어온다"며 "심하면 파면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헌정을 유린하고 국가를 위태롭게 한 주체의 모교 교장임에도 어떤 성명도 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한 교육기본법 6조의 제약이 언제든 고쳐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는 충암고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이 교장은 시민들을 향해 "대통령을 배출한 학교라고 자랑한 적도 없고, 어떤 추가적인 이득을 얻으려는 행위를 꿈꾼 적도 없다"며 "성난 민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이들만큼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 역시 "아이들마저 윤 대통령이 대선 예비후보 시절 충암고 야구부를 찾는 등 자기 이익에 우리를 활용했고, 지금은 우리가 대신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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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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