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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만든거야?"…괴물 말고도 한강 곳곳 거미줄 친 흉물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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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2회 작성일 24-04-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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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수북, 잡초에 시민들 피로감…"한강 미관 해치는 공공 조형물 철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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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공원에 배 모양의 공공 조형물이 있다. 곳곳에 잡초가 올라와 있고 버려진 커피도 놓여있었다. /사진=김지은 기자

"이거 왜 만든거야? 지저분하게."

19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푸른 잔디밭을 걷던 한 남성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더니 배 조형물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버려진 거울을 이용해 배의 표면을 모자이크한 작품으로 2018년 제작된 공공 조형물이다.

배 위에는 먼지가 수북했다. 곳곳에 잡초가 올라왔고 버려진 커피 등 쓰레기도 있었다. 배 표면에는 거미줄이 있고 주변에는 날파리도 날아다녔다. 한 시민은 "왜 여기에 조형물이 설치됐는지 모르겠다"며 "뜬금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영화 괴물 속 괴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10년만에 철거되는 가운데 한강공원에 관리 되지 않고 방치된 조형물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들은 실효성 있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이 한강공원에 설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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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놓여있는 영화 괴물 조형물. 서울시는 해당 조형물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김지은 기자



북극곰, 한강어선, 원형의자… 각각 따로 노는 한강 조형물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6개의 공공조형물이 있다. 서울시가 전날 철거하겠다고 밝힌 영화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북극곰, 거울로 만든 배, 한강 어선, 원형 의자, 원형 가림막, 사람 모형 조형물 등이다.

영화 괴물 조형물 위에는 파리가 날아다녔다. 이곳을 지나가던 50대 남성 김모씨는 "영화 괴물이 워낙 유명하니까"라면서도 "영화를 모르는 요즘 아이들이 보면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 어선 조형물에는 녹슨 자국이 여기저기 있었다. 해당 작품 설명에는 바다바람은 남해호를 통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상상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어선이 바다에서 땅까지 오는 여정과 보이지 않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고 적혀있다.

시민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마련된 원형의자는 철지난 가을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해당 의자는 시민공개공모 한강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괴물 조형물 근처에 설치된 북극곰 조형물은 위화감을 준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한 외국인은 "이빨이 너무 뾰족해서 무섭다"고 했다.

시민들은 6개 조형물이 한강 풍경과 어울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 직원들과 점심 산책을 나온 박모씨는 "작품들이 따로 따로 있다. 조화롭지 않은 느낌"이라며 "초록색 잔디밭 위에 왜 배를 올려놨는지 그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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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잔디밭 위에 놓인 배 조형물. 해당 작품 설명에는 바다바람은 남해호를 통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상상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어선이 바다에서 땅까지 오는 여정과 보이지 않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고 적혀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시민들 "스토리, 통일성 있는 조형물 원한다"



시민들은 한강 경치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실효성 있는 공공 조형물을 원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강공원에는 괴물 조형물을 포함해 46개의 공공미술 작품이 있다. 해당 조형물은 제작 당시 1억 8000만원이 쓰였다.

30대 여성 이모씨는 "남녀노소 공감할 수 있는 조형물 디자인이 좋다"며 "더운 날에 그늘막이 되어주는 등 쓰임새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책을 나온 또 다른 30대 남성은 "조형물들이 지금은 각자도생으로 설치됐다"며 "스토리가 있거나 전반적으로 통일성이 있으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 미관을 해치는 공공 조형물을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종 몇 작품이나 철거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시 공공미술심의위원회는 한강공원에 설치된 전체 공공 조형물의 철거 여부에 대한 심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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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놓인 원형 의자. 시민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마련된 원형의자는 철지난 가을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사진=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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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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