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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 불법 촬영 제주 중학교 피해자 더 있었다…대책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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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7회 작성일 24-04-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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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학생, 호기심에 범행했다 취지 진술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 받지 않아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지난 4월 18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지난 4월 18일

"제주 OO중학교에서 불법 촬영 사건이 벌어졌다던데…."

이런 내용의 제보를 받은 건 지난 17일이었습니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제주 한 고등학교에서도 불법 촬영 사건이 벌어져서 대대적으로 기사화 된 적이 있었던 만큼, 제보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바로 짐을 쌌고, 그날 저녁 제주로 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튿날18일 아침부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해당 중학교 등을 돌며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건은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벌어졌습니다. OO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 남학생은 학교 1층에 있던 여자 교직원화장실에 몰래 들어갔습니다. 잠시 뒤 한 여교사가 화장실에 들어오자, 남학생이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여교사를 촬영하려다 들킨 겁니다. 도망가던 학생을 다른 교사들이 붙잡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학교 측은 곧바로 남학생을 등교 중지시켰습니다.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 교사에 대해선 병가 처리하는 방법으로 분리 조치했습니다. 조만간 열릴 교권보호위원회에서 피해 교사에 대한 보호조치,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지난 4월 18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지난 4월 18일

학교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이번 보도가 어린 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결국 기사를 쓰기로 했습니다. 우선 범행 수법의 고의성이 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등 보도를 통한 공익성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사건이 벌어진 여교사화장실엔 도어락이 달려 있었고, 출입문엔 불법 촬영을 금지하는 내용의 안내문도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치는 가해 학생의 범행을 막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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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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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학생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했습니다 검거되기 전날인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고, 실제로 피해자가 더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학생은 호기심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 학생은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이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마치는 대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지난 4월 18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지난 4월 1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최근 잇따르는 학내 불법 촬영 범죄와 관련해 어제23일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경찰은 철저한 조사로 피해 정도를 확인하고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교육청은 피해 회복을 위한 철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장기적인 성인지 관점의 성교육을 제시해야 하고 체계적인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도교육청 성평등성폭력 전담 기구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불법 촬영 사건은 그 자체로 심각한 범죄지만, 학교에서 벌어졌을 경우 그 심각성은 더 큽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에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피해자들은 앞으로 화장실에 갈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이 촬영된 영상·사진이 유포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어야 합니다. 비단 제주뿐 아니라 전국 어떤 학교에서든 벌어지고 있거나, 벌어질 수 있을 일입니다.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호 조치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관련 기사:
[단독] 화장실에 몸 숨기고 찰칵…교사 불법 촬영한 남학생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389105?ntype=RANKINGamp;type=journalists


이승환 기자lee.seunghwan5@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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