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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CTV에 찍힌 막대기 살인 전말…출동 경찰 대응도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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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0회 작성일 24-07-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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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CCTV로 확인된 그날의 진실

[앵커]

3년 전 한 스포츠센터 대표가 부하직원을 막대기로 찔러 살해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CCTV와 사건 기록이 처음 드러났는데, 사건은 알려진 것보다 더 끔찍했습니다. 경찰 대응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최광일 PD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12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동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송년회.

회식을 마친 센터장 한모 씨와 직원 27살 고재형 씨가 다시 센터로 올라와 술을 더 마시기 시작합니다.

이 때까지 둘은 어깨동무를 하는 등,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새벽 1시 반쯤, 고씨가 바닥에 술을 흘리자,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한씨는 바닥을 닦던 휴지를 먹으라고 하고, 고 씨의 머리 위로 올라탑니다.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집니다.

목을 조르다가,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이것도 부족했는지 청소기 봉을 떼어와 무차별 폭행을 합니다.

봉이 휘어질 때까지 때리더니 봉을 집어던지고 이번엔 체육용 플라스틱 막대기를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고 고재형 씨 누나 : 그냥 화가 너무 많이 났어요. 이게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가 없었고 이게 중간중간 끊어봐도 보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고씨가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이자 생수통의 물을 얼굴에 붓기도 합니다.

이번엔 피해자의 바지와 양말을 벗긴 한씨, 계속 무차별 폭행을 이어가다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어떤 변태가 와서 폭행을 한다"는 내용의 신고였습니다.

신고를 하면서도 폭행을 이어간 한씨, 잠시 뒤 문제의 막대기를 고 씨의 몸에 넣기 시작합니다.

이후로도 폭행을 계속하다, 살인 도구인 막대기를 뽑아 현관에 던져 놓습니다.

50분 간 이뤄진 2백여 차례의 일방적인 폭행, 한 씨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했습니다.

[한모 씨/가해자 : {술을 얼마나 마신 겁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한씨는 살인죄로 징역 25년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27살의 나이로 목숨을 잃은 고재형 씨의 유족들은 여전히 살해 동기와 사망 경위, 경찰의 부실대응 문제 등이 풀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유족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고 고재형 씨 누나 : 경찰들이 처음에 출동했을 때 대처가 좀 미흡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소를 제기하게 됐어요.]

[앵커]

유족은 당시 경찰이 제대로 대처했더라면 피해자가 목숨을 잃지 않았을 거라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현장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대응이 과연 적절했던 건지 CCTV에 담긴 당시 상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속해서 최광일 PD입니다.

[기자]

사건 당시 경찰은 고재형 씨 유족들에게 사건 전체 CCTV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보여준 장면은 살해 장면 뿐이였습니다.

[고 고재형 씨 누나 : 경찰서에 한 번 갔을 때 살해 모습만 빠르게 배속으로 보여줬어요. 그게 다였어요.]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건 뒤에야 전체 CCTV를 공개했습니다.

CCTV를 보면 신고 19분만에, 현장에 두 명의 경찰관이 도착합니다.

당시 고씨는 이미 치명적인 폭행을 당한 뒤, 바지가 벗겨진 상태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얼굴을 비롯한 온 몸을 200여 차례 구타당했고 특히 손은 한씨의 계속된 폭행을 막느라 엉망이었습니다.

바닥엔 피가 곳곳에 떨어져 있었고 혈흔이 묻어있는 막대기가 문 앞에 있었습니다.

[고 고재형 씨 누나 : 출동했던 경찰들이 몰랐다고 하는 게 너무 거짓말 같다는 느낌을 세게 받았어요.]

현장에 도착한 서울마포경찰서 소속 경찰 2명은 고씨의 옷으로 하반신을 가렸습니다.

그리고 1분 넘게, 고씨의 어깨를 툭툭 치고 심장이 뛰는지 확인합니다.

2분 뒤엔 서울서대문경찰서 소속 경찰 4명이 현장에 도착하고 마포서 경찰들은 현장을 벗어납니다.

서대문서 소속 경찰 4명은 현장에서 10분 정도 머무릅니다.

하지만 고씨의 상태는 살피지 않습니다.

[고 고재형 씨 누나 : 외관상으로도 상처가 보이고, 손에도 방어흔이 있었고 멍도 피도 다 있는 상태였는데, 그냥 간 거는 말이 안 되죠.]

한씨와 대화를 나누던 경찰은, 고씨의 안경을 주워 쓰러진 고씨의 몸에 던지기까지 합니다.

특히 피가 묻은 살해 도구를 들어 촬영까지 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고 그대로 돌아갑니다.

이후 한씨는 쓰러져 있는 고씨 옆에서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 119에 신고했습니다.

그날 오전 11시에 조사를 시작한 경찰 과학수사대는 고씨의 사망시각이 4~8시간 전으로 추정된다고 봤습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고씨가 살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방민우/고 고재형 씨 유족 변호사 : 어떤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를 경찰이 다가가서 1분 30초 이상 살펴봤는데 그 사람이 피해자가 이미 사망했다면 당연히 경찰이 알 수 있었을 거라고 보여지고 그 뒤에 그 경찰관들 철수도 절대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경찰 측은 경찰관들이 충실히 복무했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J 한재혁 허재훈 / 리서처 허승준]

최광일 기자 choi.kwangil@jtbc.co.kr [영상취재: 김재식 / 영상편집: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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