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지 약장수인지"…TV건강프로에 시청자 분노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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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보다보면 결국 특정 제품 홍보
시청자들, TV 연계편성에 피로감 사진=한 종편프로그램 방송화면 캡처 "마약 중독된 사람의 뇌와 탄수화물에 중독된 사람의 뇌가 같은 양상을 보인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시청자 A 씨는 한 종편 건강프로그램을 보던 중 내장지방의 위험에 대해 안내하는 의료진의 발언과 자료화면에 채널을 고정했다. 이 방송에 출연한 전문의는 "내장지방은 장기 사이사이에 낀 지방인데 이에 따라 몸속에서 몸에 몹시 나쁜 염증 공장이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내장지방으로 인해 몸속에 안 좋은 염증을 만드는 염증 공장이 가동되면서 그 염증이 혈관을 타고 다니며 전신 공격을 공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염증으로 인해 우리 몸에 생기는 질환은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인데 관절을 공격하면 관절염이 되고 뇌를 공격하면 뇌경색, 치매가 찾아오고 심장을 공격하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놀라운 말들이었다. 우리가 음식을 적당히 먹으면 15분 후 렙틴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분비돼 뇌에 배부른 느낌이 든다. 이 렙틴 호르몬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데 지방세포가 크고 비만일수록 렌틴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렙틴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렙틴 저항성이 발생해 렙틴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렙틴 호르몬이 분비돼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식탐을 억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A 씨는 이런 의료진의 말에 주의를 집중하고 방송에 집중하다가 허탈감을 느꼈다. 출연 의사는 "우리 장내에는 세균이 100조 마리 있는데 날씬균은 박테로이데테스고 뚱보균은 파르미쿠테스다. 날씬균은 체내 지방을 태우지만 뚱보균은 비만했던 몸을 기억해 요요 현상을 불러온다"고 경고하며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특정 유산균을 섭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귀결됐다. 최근에는 이처럼 방송사들의 교양프로그램에서 건강기능식품유산균, 단백질, 콘드로이친, 글루타치온, 흑염소, 콜라겐, 시서스, 보스웰리아, 폴리코사놀, 카무트 등의 효능을 설명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연계편성을 흔히 볼 수 있다. 연계편성이란 건강기능식품을 소개하는 방송사들의 건강정보 프로그램과 인접한 시간프로그램 시작부터 종료 후 1시간 이내까지에 홈쇼핑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2023년도 지상파·종합편성채널-홈쇼핑 간 연계편성 현황점검 결과보고 자료를 미디어오늘이 분석한 결과 TV조선이 이같은 연계편성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지상파 6개MBC·KBS1·KBS2·SBS·OBS·EBS 채널과 종편 4개TV조선·MBN·JTBC·채널A 채널 등이 TV홈쇼핑 7개NS홈쇼핑·롯데홈쇼핑·CJ온스타일·홈앤쇼핑·GS SHOP·현대홈쇼핑·공영홈쇼핑 채널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연계편성을 얼마나 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지상파 3개 채널MBC·SBS·OBS과 종편 4개 채널TV조선·MBN·JTBC·채널A의 47개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470회 방송한 내용이 홈쇼핑 17개 채널7개의 TV홈쇼핑에 10개 데이터홈쇼핑 포함에서 총 838회 연계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이 17개 프로그램에 총 160회본방 86회·재방 74회로 가장 많은 연계편성을 했다. 뒤이어 JTBC가 12개 프로그램 총 104회본방 50회·재방 54회, MBN이 8개 프로그램 총 89회본방 37회·재방 52회, 채널A가 6개 프로그램 총 52회본방 16회·재방 36회, MBC가 2개 프로그램 총 45회본방 20회·재방 25회, SBS가 1개 프로그램 총 19회본방 17회·재방 2회, OBS가 1개 프로그램 총 1회본방 1회·재방 0회를 기록했다. 한 지상파 방송 시청자 게시판 이에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높아가고 있다. 한 방송사 시청자 게시판에는 최근 "약 팔아먹는 짓거리 그만 좀 합시다. ○○○가 개인 회사 건강식품 광고 홍보 방송국인가요?"라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건강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며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거론한다면 동시간에 홈쇼핑 방송에서 이 제품을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 방통위가 규제에 나서지 않으면서 일부 방송사들의 연계편성은 오히려 느는 추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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