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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회는 없애야 한다"…부산마라톤 참가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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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0회 작성일 24-04-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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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열린 제19회 부산마라톤 당시 사진. 부산마라톤 홈페이지


지난 21일 열린 제21회 부산마라톤대회의 참가자들이 잇따라 분노를 표하고 있다. 지역 이름을 내걸고 5000명이 참가하는 대회였으나 차량 통제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물과 음식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물품 보관, 코스 안내, 화장실 확보 등 모든 게 엉망이었다며 대회비 환불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마라톤대회 하루 뒤인 22일 김모씨는 홈페이지에 ‘이런 대회는 없어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10㎞ 지점에 물이 없었고 15, 16㎞에 연이어 물이 있었다”며 “완주 후에도 물 좀 달라 했더니 물이 없어서 죄송하다더라. 음식도 싸구려 빵이랑 두유 하나 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10㎞ 하프 안내판도 없어서 뛰면서 주자들끼리 물어봤다. 주로는 자전거 도로인데 통제가 안 돼서 오토바이가 올라오고 산책하는 주민들도 있었다”며 “통제 요원 아주머니 한 명은 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데 차를 안 막고 주자를 막았다”고 황당함을 전했다.

곽모씨도 “내 짐을 내가 보관하고 내가 찾는 행사장은 처음이었다. 화장실도 없었다. 달리는 코스에 승용차가 있어서 ‘헉’하고 피했다”며 “도착하고 워치로 기록을 확인하니 52분이었는데 부산 마라톤 문자기록에는 2시간30분이 걸렸다고 돼 있었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부산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이뤄지는데 이건 안 하느니만 못할뿐더러 제대로 된 직원도 없어 마라톤 참여를 접수하는 부산 사람들을 호구 만드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부산마라톤 홈페이지


참가자들에 따르면 사전에 제공하기로 했던 음식두부, 김치, 잔치국수도 없었다. 박모씨는 ‘최악의 대회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하프를 뛰는 동안 물을 세 번 봤다. 그것도 먹어야 하는 타이밍에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죽기 전에 설치해뒀다”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 대회에 참가하고자 온 비행깃값이 아깝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모씨는 “언성 높여가며 싸우는 장면만 남았다”며 “이런 걸 어떻게 대회라고 하냐”고 했다. 그는 “물품보관소가 없어 봉지에 물건을 넣어두고 쓰레기 더미처럼 모아뒀다. 순위가 부정확해 주최 측과 싸웠고, 기념품 오배송에 기록 실수도 다수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물 부족, 쉴 공간 부족을 언급하며 “날씨라도 더웠으면 탈진자가 다수 발생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회는 부산광역시육상협회 주최, 부산마라톤협회 주관으로 열렸다. 참가비는 5㎞ 3만원, 10㎞ 3만5000원, 하프 4만원이었다. 비판이 쏟아지자 부산마라톤 측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는 참가자분들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고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대회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비슷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과 준비를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대회비 환불을 요구하거나 결산서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최 측의 방만 경영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참가자는 “좋은 추억, 기억, 땀의 결실로 남아야 할 주말 오전이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참가자 전원의 불쾌함으로 얼룩진 행사였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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