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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 위 무법지대 야외방탈출…파악도 못한 지자체 안전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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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6회 작성일 24-04-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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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 위 무법지대 야외방탈출…파악도 못한 지자체 안전구멍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 태블릿을 손에 든 사람들이 골목골목을 뛰어다닌다. 주변을 둘러보느라 앞을 보지 않아 자동차, 자전거가 튀어나올 때마다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다. 보행자와 부딪히는 건 물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사고 현장이 아니다. 야외 방탈출러들의 모습이다.

날이 풀리면서 이 같은 야외 방탈출 게임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실내 방탈출과 달리 야외에서 진행되다 보니 차량사고 등 여러 위험 상황에 노출돼 있다. 그럼에도 안전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2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방탈출 카페는 서울 홍대입구, 강남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다중이용업소로 지정됐다.

최근 개정된 다중이용업소법 시행령을 보면 영업을 옥외 시설 또는 옥외 장소에서 하는 경우 그 영업은 제외한다. 야외 방탈출과 같이 옥외 시설·장소에서 이뤄지는 영업은 다중이용업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중이용업 안전관리주체인 소방재난본부 관할에서 벗어나게 된다.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만, 이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인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 측에선 관할 지자체에 도로 점용 허가를 받거나, 공공시설물 사적 이용 신고를 하지도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수 야외 방탈출 업체가 위치한 마포구청측은 “야외 방탈출 관련 신고를 한 사례는 없었다”며 “도로 점용 등의 항목은 따로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야외 방탈출은 정해진 경로를 걷거나 뛰면서 지형지물을 관찰하고, 단서를 발견한 뒤 미션을 해결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 미션을 완료해야 하는 방식인 게임 특성상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실내 방탈출과 달리 야외 테마이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 우려가 크다. 더욱이 안전을 담당하는 관리 감독 직원도 없다. 그렇다고 업체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구조 요청을 돕는 것도 아니다.

이용자 A씨는 “시간 내에 미션을 풀어야 하니까 뛰어다니다가 차를 못 보는 경우가 생긴다”며 “태블릿에 집중하면서 걷느라 구조물에 부딪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게임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며 “휴대전화를 뺏는 업체도 있어서 위급 상황 시 119에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주변 지형지물에 대한 정보가 없을 시 사고 위험도는 더 높아진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모르는 길이라 길을 잃을 수 있다. 길치는 금지”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문제는 야외 활동 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심목는 “도로나 공공시설물 관리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며 “야외 활동을 하다가 사고가 난다면 지자체 관리 의무 소홀이기 때문에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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