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보다 큰 굉음…순간 몸이 붕 떴다, 그대로 내동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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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이강준 기자, 최지은 기자] 시청역 역주행 사고 피해자와 전화통화
"부상 치료 후 퇴원…급발진 엔진소리는 듣지 못해" 경찰 "가해 운전자 갈비뼈 골절, 말하기 힘든 상황" 음주·마약검사 음성…회복 정도 보고 신속히 조사
"전화하며 걸어가던 중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몸이 떴다가 그대로 넘어졌어요." 지난 1일 저녁 퇴근시간대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 피해자 윤모씨34는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여전히 격앙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청역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인 그는 밤 9시30분쯤 퇴근길에 펜스 너머 인도를 걷다 돌진하는 차에 받혀 엉덩이와 무릎, 발목 등을 다쳤다. 이번 사고 사상자 15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병원에 이송된 피해자 겸 목격자다. 윤씨는 2일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사고 이후 경상을 입고 인도에 계속 누워있다가 중상 환자분들 다 병원 가시고 나서 구급차를 탔다"며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상처 소독한 뒤 이날 오전 1시 정도에 나왔다"고 했다. 윤씨는 "엄청나게 큰 굉음이 난 뒤에 제가 차에 받혔다"며 "군대도 다녀왔고 총도 쏘고 폭발물 터뜨리는 소리도 들어봤는데 그것보다 훨씬 크게 쿵 소리가 나고 뒤에서 미는 힘이 느껴지면서 바로 쓰러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화하던 중이라서 외부 소리에 집중을 못 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소리가 여러 번 난 것은 아니었다"며 "쾅 부딪히는 소리 전에 급발진하는 엔진 소리 같은 것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가해 차량 운전자 A씨68가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배치되는 증언이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상태에 대해 "현재 의사 소견에 따르면 갈비뼈가 골절된 상황이라 말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회복 정도를 보고 출장 조사를 하든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음주 측정했을 때 양성은 나오지 않았다"며 "사건이 중대하다 보니 병원에서 채혈을 진행해 국과수에도 의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간이 마약 검사를 진행했을 때 음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8분쯤 시청역 교차로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차량 1대가 일반 시민 10여명을 들이받았다는 내용이다. 사고 직후 상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운전자는 빠른 속도로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해 BMW와 쏘나타 차량을 차례대로 추돌했다. 이후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번 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6명이다. 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 또 사고로 다른 차량 두 대와 가드레일 등이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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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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