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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억 걸려도 2년, 남는 장사"…사기범죄 1위는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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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1회 작성일 24-04-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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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기 리포트
1 플랫폼 악용…20대가 사기범죄율 1위인 나라

20代 사기범죄율 1위, 대한민국
20대 사기범 비중, 50대 추월
솜방망이 처벌에 "남는 장사"
13년째 양형기준 변함 없어

[단독] quot;100억 걸려도 2년, 남는 장사quot;…사기범죄 1위는 20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대 사기 범죄 비중 전체 1위.’

과거 40·50대 중심이던 사기 범죄의 주류가 20·30대로 급재편되고 있다. 암호화폐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신종 사기와 피해 규모가 클수록 형량이 줄어드는 솜방망이 처벌이 젊은이들의 한탕주의를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세대가 사기 범죄의 주범이 된 사회적 병리 현상에 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법원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사기범 가운데 19~30세 비중은 26.9%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20년까지 사기 범죄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50대는 20.9%로 2위로 밀려났다.


30대16.2%까지 포함한 MZ세대의 사기 범죄 비중은 43.1%로 40·50대 합계 40.1%를 앞질렀다. 특히 20대 사기 범죄는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 27.2%로 급증한 이후 2년 연속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인, 중고거래 등 신종 사기가 극성인 시기와 맞닿아 있다.

솜방망이 처벌이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많다. 리걸테크 업체 엘박스에 의뢰해 최근 2년간 징역형이 선고된 5억원 이하 1심 사기 판결 1116건을 분석한 결과, 편취금액 1억원 이하 범죄의 징역형은 평균 11개월, 2억원은 평균 16.5개월에 그쳤다. 법원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 일반사기 범죄에 양형기준징역 1~4년의 하한을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기 금액이 클수록 평균 형량이 오히려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100억원 이상 편취한 1심 사기 판결 16건 중 최고 형량은 징역 7년 한 건이었다. 나머지 15건은 7년 이하 형을 받았다. 2011년 이후 13년째 제자리인 대법원의 양형기준이 사기 범죄를 억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용규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는 “개별 범죄마다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인 미국과 달리 한국은 처벌 수위가 낮다 보니 ‘사기가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신종 사기에 겁 없이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더 교묘한 MZ 사기꾼…도박웹 32개 운영, 유튜버 앞세워 코인사기
100억 사기쳐도 2년이면 출소…MZ, 숏폼서 사기수법 배워
2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인천 등 콜센터 네 곳을 차려놓고 수백 명에게 54억원을 가로챈 ‘스캠코인가짜코인 리딩방’ 사기꾼 일당 3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과거 중고차 허위매물 사기를 함께 벌인 일당으로, 2022년부터 더 돈이 되는 스캠코인 사기로 ‘업종’을 바꿨다. 이들은 판매금의 20%를 주기로 약속하고, 20대 판매책을 대거 모았다. 경찰은 “조직원 전원이 20~30대로 MZ세대가 사기 집단을 구성한 사례”라며 “본인 명의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콜센터 옆엔 차도 대지 못하게 하는 등 치밀한 행동 지침을 만들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한탕주의’에 MZ 사기 역대급
이날 대검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사기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는 22만1339명에 달한다. 2년 전인 2021년 대비 17%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2~3년 새 사기범죄의 주류로 급부상한 20대 사기범죄가 늘어난 게 결정적 요인이다. 2022년 전체 32만9358건의 사기범죄 가해자 중 20대19~30세는 26.9%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이전에는 40대와 50대가 번갈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코로나19 이듬해부터 사기범죄의 주류가 20~30대로 바뀌었다.

사진=최혁 기자


사기범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건 MZ세대 사이에 ‘한탕주의’ 경향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법 도박이나 코인 사기를 벌인 뒤 몇 년 징역을 살면 평생 땀 흘려 일하는 것보다 낫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서찬석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젊은이가 노력해도 원하는 걸 얻지 못하는 게 한탕주의가 득세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에 경찰도 조직폭력보다 조직 사기범죄로 단속의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작년 12월 전국 9개 폭력조직에 소속된 20~30대 40명이 모여 벌인 투자리딩방 사기를 적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0개월여간 주식, 암호화폐, 금, 해외선물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려주겠다고 속여 총 41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개설해 관리한 사이트만 32개로 웹사이트의 정교함과 ‘고객 관리’ 수준에 경찰도 혀를 내둘렀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득층을 포함한 피해자가 570명에 달했다”며 “조폭으로 구성된 일당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경찰이 지난해 검거한 조폭범죄단체조직 3272명 가운데 10~30대 비중은 2073명으로 63%에 달했다. 여전히 폭력 사범이 1062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사행성 영업585명, 갈취286명, 불법 사채98명 등 금융 사기범죄와 연루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숏폼·페북·유튜브 활용한 사기 기승
MZ세대의 사기범죄 급증에는 진화한 정보기술IT과 플랫폼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SNS, ‘숏폼’짧은 영상을 통해 범죄 수법을 배우고, 주식투자 리딩방과 불법 도박사이트 활용 및 코인 지갑 만드는 일에도 밝아 이른바 ‘사이버 사기’ 행각을 벌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인기 개그맨이 포함된 외제차 리스 사기, 스포츠 스타를 내세운 대체불가능토큰NFT 사기 등 유명인 사기도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유모씨30가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지인들로부터 113억원을 가로채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일부 피해액을 돌려준 그는 징역 2년6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경찰은 트렌드에 따라 급진화하는 사기 범죄를 따라가기가 버겁다고 토로했다. 메타버스 부동산 투자, NFT 조각 투자, 코인 선물 FX마진거래 등의 신종 사기가 IT의 발달과 함께 등장하다 보니 전통적인 방식으론 수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올초 발생한 100억원대 메타버스 부동산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가상 토지라는 새로운 개념의 사기 사건이다 보니 범죄 혐의점을 특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김현수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계장은 “통신과 금융이 발달하면서 신종 사기가 진화하고 검거도 어려워지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사기 발생 이전 단계에서부터 차단, 방지하는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용훈/허란/조철오/정희원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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