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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車, 주차장 나올때부터 90% 속도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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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2회 작성일 24-07-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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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통 사고 현장에서 한 여성이 고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2일 오전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통 사고 현장에서 한 여성이 고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시민 9명이 죽고 6명이 다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은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지난 1일 밤 사고 직후 음주 측정, 마약 간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차씨는 본지 통화와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급발진 근거는 현재까지 피의자 진술뿐”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씨 차량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EDR사고 기록 장치를 보면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90% 이상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6분쯤 차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G802018년식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 조선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인도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뚫고 보행자 11명을 덮쳤다. 이후 다른 차량 2대를 연쇄 추돌한 뒤에야 멈췄다. 역주행 거리는 200m가량이었다. 사상자 상당수가 도심 한가운데서 회식을 하거나 퇴근하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사망자는 모두 30~50대 남성 직장인이었다. 은행 직원 4명은 동료 승진과 인사 발령을 축하하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인도에 있다가 희생됐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사고 지점 방범 카메라 영상,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와 EDR을 토대로 운전자 과실이나 차량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특히 EDR 분석은 사고 당시 차량 주행 속도를 판단하는 중요 증거다. 경찰 관계자는 “EDR 데이터만으로 급발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경기 안산 한 버스 회사에서 근무하는 기사다. 1974년 버스 면허를 취득하고 버스·트레일러 등을 몰아왔다. 차씨와 동승했던 아내는 “남편이 그간 접촉 사고 한 번도 안 냈는데, 유족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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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식 기자 seek@chosun.com 구아모 기자 am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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