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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도 몰려든 황금빛 유혹…40년 금은방은 한숨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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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1회 작성일 24-05-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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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의 시대] ① 금값 천정부지
순금챌린지·금 현물 ETF 인기…고액자산가→일반투자자 확산
귀금속 거리는 고객 발길 끊겨 "비싸서 안 산다…매출 반토막"

[편집자주]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서 현물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금과 달러, 원자재, 사치품에 투자하는 현물족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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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예지동 귀금속거리. /사진=김지은 기자
"작년보다 매출이 50% 줄었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예지동 귀금속거리. 40년째 귀금속 상가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박씨는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이후에 이렇게 장사가 안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귀금속 상가 곳곳에는 집집마다 최고 매입, 최저 판매 간판을 내걸었다. 1층 매장 5곳, 임대 공고 식의 문구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귀금속 가게 주인들은 작년 대비 매출이 30~50%는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 상인들은 체감 경기 불황과 결혼 감소가 일상이 된 가운데 최근 금값까지 천정부지로 솟구치며 "불경기에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국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곳 잃은 돈들이 안전자산 시장으로 흘러 금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순금 한 돈3.75g을 소비자가 팔 때 가격은 약 38만원, 살 때 가격은 43만6000원이었다. 지난 1월 팔 때 가격32만1000원, 살 때 가격36만6000원 대비 3개월새 18~19% 올랐다.

귀금속 거리 역시 40만원선에서 순금 가격이 형성됐다. 30년째 종로구에서 금은방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요즘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도매상이 전부"라며 "요즘처럼 물가도 오르고 경기도 안 좋고 대출빚도 많으면 누가 금과 보석을 사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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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예지동 귀금속거리. 임대공고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외국인 관광객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박씨는 "예전에는 중국 사람들이 오면 충동구매로 많이들 사갔다"며 "요즘은 금값이 올라 디자인이 좋거나 필요한 것 등 실속 구매가 많아졌다"고 했다.

텅빈 거리에서 간혹 현금 확보를 위해 금을 매도하려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금은방을 찾은 50대 직장인 김모씨 역시 "10년 전에 선물 받은 순금을 현금화하고 싶어서 팔았다"며 "한 돈에 40만3000원인데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말했다.

평소 금을 사뒀던 투자자들은 최근 함박웃음을 짓는다. 일찌감치 순금 챌린지, 금 앱테크, 금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등에 나선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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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권모씨가 구매했던 순금 모습. /사진=독자제공
지난해부터 한국금거래소 모바일 플랫폼 센골드로 하루에 1000원씩 순금 0.01g를 구매한 40대 권모씨는 "최근에 7만원까지 올랐다"며 "금은 손실이 크지도 않고 꾸준히 올라서 미래를 보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 오른다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평소 남은 생활비로 1~3g 내외의 콩알 금을 구매한다는 최모씨는 "콩알 금을 조금씩 모아서 나중에는 순금을 사는 게 목표"라며 "금은 상장 폐지 위험도 없고 가격도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 현물 ETF도 인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ACE KRX금현물 ETF를 411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상장 원자재 ETF의 평균 순매수액17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근 한 달 동안 일평균 거래량은 37만7374좌로 지난해보다 4배 늘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테크는 원래 고액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일정 부분을 투자할 때 사용됐다"며 "요즘처럼 전쟁이 나오고 경기가 불안하면 개미 투자자들도 금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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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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