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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공탁금 거절"…보디빌더 폭행 피해女 엄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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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4-05-0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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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검찰, 징역 3년6개월 구형
탄원서 75장 제출, 1억원 공탁
가해자 “아이 태어나” 선처 호소

지난해 5월 20일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직 보디빌더 남성이 주차 시비가 붙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오른쪽 사진은 폭행 혐의를 받는 전직 보디빌더.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방송화면 캡처, 연합뉴스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주차한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보디빌더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홍준서 심리로 열린 1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전직 보디빌더 A씨30대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구형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은 탄원서 75장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A씨는 피해자를 위해 1억원의 공탁금을 내고, 지난달 19일 법원에 형사공탁사실 통지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이 백번 천번 다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어렵게 자녀를 임신한 배우자에게 피해자가 위해를 가했다고 오해해 폭행에 나아간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보디빌더가 지난해 7월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또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희 잘못”이라면서도 “합의를 시도하는 것마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까 봐 장시간에 걸쳐 신중하게 합의하려 노력한 점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아울러 “사건 이후 피고인은 서울 강남과 인천에서 운영하던 체육관 2개를 다 폐점했고, 유튜브 등을 통해 얻던 이익도 모두 포기했다”며 “세금 상당액을 체납해 월세를 전전하면서도 1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공탁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제출한 탄원서를 보시면 상당수가 자필로 써줄 만큼 피고인에 대해 진정으로 격려하고 있고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도 튼튼함을 알 수 있다”면서 “피고인에게 한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앞으로 이런 일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과 그 가족들께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어떻게 하면 피해자분께 용서를 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SNS나 인터넷에서 저에 대한 내용을 접하시고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으실까 두려웠다. 그래도 세상 밖에 나온 아이 때문에 버티고 있다.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당시 폭행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요청한 피해자 측은 이 사건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며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공탁금도 수령할 의사가 없다며 완강히 거절했다.

피해자의 남편은 “아직도 제 아내는 고통에 시달리며 정신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A씨가 공탁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트라우마로 더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씨 일행과 같은 동네에서 거주해 자주 마주치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현재 아내는 지방에 있는 처가에서 지내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저희는 일상생활을 전혀 못 하고 있고, 살고 있던 집도 다 내놓고 이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피해자 측은 공탁금 수령 거절 의사가 담긴 의견서와 함께 A씨에 대한 엄벌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A씨의 선고공판은 31일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당시 폭행 장면. JTBC 보도화면 캡처

A씨는 지난해 5월 20일 오전 11시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주차장에서 B씨30대·여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당시 B씨는 A씨의 차량이 자기 차량 앞을 막고 있자 A씨에게 이중주차한 차를 빼달라고 요구했다가 말다툼에 휘말렸다. 이내 A씨는 B씨의 머리채를 잡아 땅에 쓰러뜨린 뒤 주먹 등으로 B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이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

당시 녹화된 현장 영상에 따르면 B씨가 “상식적으로 여기에다 차를 대시면 안 되죠”라고 말하자 A씨는 “아이 XX, 상식적인 게 누구야”라고 욕설로 받아쳤다. A씨는 또 “야 이 XX아, 입을 어디서 놀려”라고 말하거나 B씨를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B씨가 A씨에게 폭행당하면서 “신고해주세요”라고 외치자 A씨의 아내는 “경찰 불러, 나 임신했는데 맞았다고 하면 돼”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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