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집회서 중국인 걸렸다니" 가짜뉴스, 반박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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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촛불집회서 ‘중국어 우유곽’ 논란
‘제로웨이스트 업체’ 한국인 직원들로 확인돼
대표 “집회나간 시민을 간첩으로 모나” 분통
‘제로웨이스트 업체’ 한국인 직원들로 확인돼
대표 “집회나간 시민을 간첩으로 모나” 분통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국회 앞 집회 상황을 비추던 방송사 카메라에 중국어 우유곽으로 만든 촛불이 포착돼 온라인 상에서 “중국인들이 탄핵 집회에 참여했다”는 유언비어가 확산됐다. 그러나 해당 촛불은 국내 한 제로웨이스트각종 제품과 포장 등을 재사용하는 상점 업체 직원들이 만들었던 것이며 직원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업체 대표는 직접 나서 “저와 직원들은 모두 주민등록증이 있는 한국인”이라며 무분별한 가짜뉴스를 성토했다.
문제의 장면은 SBS 8시 뉴스 보도 중 등장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떠난 뒤 서울 여의도 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규탄하는 모습이 방송됐는데, 이 과정에서 우유곽으로 만든 촛불을 든 시민이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그런데 이 우유곽에 쓰인 글자가 중국어라는 사실이 화근이 됐다. 엑스X·옛 트위터와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해당 화면을 인용해 탄핵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동원됐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한 엑스 이용자는 “촛불 집회 우유곽, 중국인 동원 증거 나왔다”라며 “이 탄핵 집회가 국민 여론이냐”라고 물었다. 다른 이용자도 “어떻게 외국인이 남의 나라에 와서 정치 행위를 하도록 내버려 두느냐”라며 “한국인이 중국에 가서 시진핑 탄핵을 외치면 어떻게 되겠냐”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디시인사이드 여러 갤러리에도 중국어 우유곽 사진과 함께 “의문의 중국 우유곽이 다수 출현한 어제자 탄핵 집회, 소름돋는다” “촛불 집회 등장한 중국 우유곽, 중국인들 엄청 동원했나 보네” “집회 시위가 아니라 공산당 파티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이어졌다.
그러나 확인 결과 중국어 우유팩을 이용한 촛불은 서울의 한 재활용 상점 직원이 쓰레기 재활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알맹상점’을 운영하는 고금숙 대표46는 이날 알맹상점 웹사이트와 자신의 엑스,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려 “이 촛불은 저희가 우유곽을 재활용한 것이고, 화면 속 인물은 저희 상점 매니저들이 맞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알맹상점은 종이 우유곽을 모아 재활용을 위해 휴지를 만드는 공장으로 보내는 일을 4년 이상 해왔고, 한 달에 500㎏ 이상의 양을 수거하고 있다”며 “방송 화면에 얼굴이 나온 분들은 저희 직원들과 알맹상점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38, 고○○33, 엄○○45씨다. 이름과 나이도 당당하게 밝힐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논란이 된 우유곽은 휴가로 대만을 다녀온 알맹상점의 성모27 매니저가 현지에서 마신 밀크티와 두유 종이곽을 재활용하기 위해 씻어 들고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에 중국 제품도 아니었던 셈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중국어 외에 한국어와 일본어가 쓰인 우유곽을 재활용한 촛불도 있었다. 고 대표는 해명을 위해 이 같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고 대표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보장되는 개인의 자유”라면서도 “그렇지만 이번 사태에 분노해 목소리를 내려고 집회에 나간 시민을 마치 간첩으로 몰아가는,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관계가 꼭 알려졌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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