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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 한밤 역주행 돌진…보행자 덮쳐 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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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4-07-0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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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가 몰던 차, 지그재그로 횡단보도·인도 휘젓고 다녀”

1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9시 30분 현재 사망 9명, 중상 1명, 경상 3명 등 총 13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고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검은색 대형 승용차를 운전하는 6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목격자들 진술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이 운전자가 운전하던 차량은 갑작스럽게 이동,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등과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 신모27씨는 “검은색 차량이 횡단보도 건너던 사람들은 물론, 인도에 있던 사람들도 쳤다”고 했다. 길에선 사람들이 쓰러지고, 뒤늦게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아비규환이었다고 신씨는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김모54씨는 “사고가 바로 내 옆에서 났다”며 “시청 앞에서 집회 관련 대기 중인 전경들이 마구 뛰어가고, 구급차가 요란스럽게 달려왔다”고 했다. 횡단보도 여기저기서 심정지된 사람들이 널려있고, 이들에게 구급대원들이 달려갔다고 김씨는 전했다. 여기저기서 “어떤 검은색 차가 역주행을 했어요!” “마구 역주행하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쳤어요!”라며 비명을 질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 인도를 걸어가던 이모64씨는 “서울역쪽 공원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데, 쿵! 소리가 나더라”며 “사거리에서 차가 밀려 나가떨어지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이씨는 “사거리에 차량이 일렬로 있었는데, 가드레일은 박살이 나 있고, 모두 범퍼가 찌그러져 있었다”고 했다. 70대 운전자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고,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울고 있었다는 목격담도 있었다. 한 편의점 앞에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있었는데, 여기서 피해가 대량 발생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1일 오후 9시 30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 현장 일대 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서울교통정보포털 캡처

1일 오후 9시 30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 현장 일대 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서울교통정보포털 캡처

시민 최모70씨는 “시청 근처에서 술을 먹고 있었는데 쾅! 소리가 나서 도로변으로 나와봤더니, 차끼리 엄청나게 충돌했더라”며 “소리만 듣고도 큰 사고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했다. 그는 “2~3명이 도로에 튕겨 나가서 도로에 널브러진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봤다. 심폐소생술로도 소용이 없어서, 흰 천으로 덮여 있더라”고 했다.

현장은 구급대원과 차량을 포함, 사고 차량과 오토바이로 아비규환이었다. 목격자들은 “가해 차량이 지그재그로 횡단보도와 인도를 마구 휘젓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평소 시민들이 오가던 인도의 가드레일은 처참하게 부서져 있었다. 경찰은 “운전자 상태를 비롯, 급발진 등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사고를 보고받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피해자 구조 및 치료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이번 사고와 관련, 고령자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3만1072건에서 지난해 3만9614건으로 3년 새 27.5%8542건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전북 순창에서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화물 트럭이 농협 조합장 투표 현장을 덮쳐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가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연신내역 인근 도로에서 79세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9중 연쇄 추돌 사고를 냈다. 횡단보도 근처에서 보행자 한 명을 친 뒤에도 계속 달려 가드레일을 산산조각 내고 앞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당시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다쳤다. 이 운전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지만 “사고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말했다고 한다.

이에 실효성 있는 고령 운전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는 10만원짜리 교통 카드, 충북 옥천은 30만원 상당의 지역상품권 등을 답례로 준다. 하지만 경찰청에 따르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률은 2% 수준에 불과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내년에 65세 이상 운전자가 498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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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찬 기자 originality@chosun.com 서보범 기자 broa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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