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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현역 흉기난동 유족, 구조금 거부 "최원종 감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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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4-04-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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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현역 난동 살인범 최원종23에게 희생된 고 김혜빈사망 당시 20세씨의 아버지왼쪽와 어머니오른쪽가 경기 성남시 야탑동 분당메모리얼파크 봉안당에서 딸의 영정 앞에 생전 즐겼던 커피와 쿠키를 놓아주고 있다. 혜빈씨 부모는 매일 오후 4시부터 1시간가량 딸 곁을 찾는다. 손성배 기자

29일 오후 서현역 난동 살인범 최원종23에게 희생된 고 김혜빈사망 당시 20세씨의 아버지왼쪽와 어머니오른쪽가 경기 성남시 야탑동 분당메모리얼파크 봉안당에서 딸의 영정 앞에 생전 즐겼던 커피와 쿠키를 놓아주고 있다. 혜빈씨 부모는 매일 오후 4시부터 1시간가량 딸 곁을 찾는다. 손성배 기자

서현역 차량 돌진·흉기 난동 살인 사건의 유족들이 범죄피해구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한 최원종23의 감형을 우려해서다.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야탑동분당메모리얼파크 고 김혜빈사망 당시 20세씨 봉안당 앞에서 만난 김씨 어머니는 “유족 구조금을 받으면 살인범의 형량이 깎일 수도 있다는 판결을 봤다”며 “구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 모든 것이었던 딸을 해친 최원종이 사회와 완전히 격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 구조금 신청을 최원종의 형 확정 전까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범죄피해구조금은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하는 범죄로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피해자 또는 유족에게 국가가 구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숨진 고 이희남사망 당시 65세씨 유족도 최원종 형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안내에 범죄피해구조금 대신 자체 보험으로 보상 처리를 한 상태다.

혜빈씨는 지난해 8월3일 오후 5시59분쯤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앞에서 최원종이 몰던 경차에 치여 치료를 받다 사건 발생 25일 만에 숨졌다. 차량에 치여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숨진 고 이희남사망 당시 65세씨의 사위 양모씨도 “살인범 좋으라고 유족 구조금을 받을 순 없지 않으냐”며 “이제 와서 다행스러운 건 장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수원지검 사건과 범죄피해지원실에서 구조금을 신청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나중에 피의자가 감형을 받을 수 있으니 구조금 수령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안내를 받고 신청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 마치고 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법원을 빠져나오는 최원종. 사진 중앙DB

재판 마치고 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법원을 빠져나오는 최원종. 사진 중앙DB

최원종은 지난 2월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받고 항소해 수원고법 형사2-1부부장 김민기·김종우·박광서가 심리 중이다. 지난 24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최원종 측 변호인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 미수범에게 형사 책임을 면제하고 30년간 치료 감호교도소 대신 입원치료를 받고 출소한 예가 있다. 최원종 피고인도 중증 조현병에 심신 상실 상태였다”며 “보험사를 통해 일부 피해를 보전하며 금액을 지급한 내역도 참고자료로 제출한다”고 했다.

첫 공판 직후 유족들은 피고인 측이 부상 피해자에 대한 일부 피해회복 근거 자료를 양형에 반영해달라는 취지로 제출하자 더욱 분개했다. 혜빈씨 아버지는 “최원종이 숨진 피해자를 위해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 사형 선고가 안 된다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원한다”며 지난 26일 ‘최원종 변호사 주장에 관한 의견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유족들이 우려하는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았을 경우 법원이 피고인 형량 감경 요소로 판단한 사건은 실제 있었다. 지난 1월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를 흉기 살해한 A씨 사건에서 유족에게 구조금이 4200만원이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7년형을 선고했다.

학계는 피고인의 노력이 아닌 국가의 피해회복을 감경 요소로 삼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현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범죄피해구조금은 원칙적으로 양형에 고려해선 안 된다”며 “민사 손해배상 성격으로 형사 사건 가해자가 재판 과정에 적극적으로 피해회복 노력을 했는지 법원에서 판단하는 것인데, 궁극적으로 유럽 국가들처럼 형사 재판에선 가해자의 피해회복 노력을 감경 요소에서 삭제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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