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묘총에 깜빡 속았네요"…여의도 집회에 등장한 MZ들 해학·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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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7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윤석열 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 주최의 윤석열 퇴진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강승남 기자
서울=뉴스1 박대준 기자 = “이런 단체도 있었나요?. 가입하고 싶은 단체가 한두 곳이 아니네요.”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시민이 모인 가운데 MZ 세대들의 재치 있는 깃발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며 추위에 떨던 집회 참가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5만명의 많은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각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 단체별로 준비한 깃발을 중심으로 질서정연하게 모여 진행됐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20~30대 청년들과 함께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10대들도 많이 눈에 띄면서 이들이 들고 나온 단체 깃발도 화제가 됐다.
이중 주로 20~30대 여성들이 들고 나온 반려동물을 이용한 깜찍한 깃발 문구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민주노총을 패러디한 ‘민주묘총’과 함께 ‘전국 과체중 고양이 연합’, ‘전국 까만 고양이 연합회’, ‘전국 해달은 수달이 아니야 협회’, ‘강아지 발냄새 연구회’, ‘전국 치즈냥 연구회’ 등은 실제 이런 단체가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MZ 감성을 반영하듯 ‘불꽃남자 정대만 팬클럽’, ‘전국 드래곤 보존협회’, ‘신지, 에바에서 내려라 연합’ 등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깃발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에 ‘제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과 함께,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이란 단체 깃발에는 ‘제발 그냥 누워있게 해줘라, 우리가 집에서 나와서 일어나야겠냐’라는 문구까지 넣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전국 휴학생 연합회’, ‘전국 냥아치 혈맹’, ‘전국정신건강의학과 개근환자 협회’, ‘화분 안죽이기 실천 시민연합’, ‘돈 없고 병든 예술인 연합’ 등 기발한 문구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소속 단체가 없는 일반 시민들을 겨냥한 듯 한 ‘전국 깃발 준비 못한 사람 동호회’란 재치 있는 깃발도 눈에 띄었다.
이같은 문구의 깃발들은 정치적 이슈로 무거울 수밖에 없는 집회 현장 분위기의 긴장을 낮추고, 젊은 세대들도 쉽게 다가가기 위한 변화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학생회 중심 대학생을 제외하고 이전 시국 집회들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일반 청년층이 이번 여의도 집회에 대거 참여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날 집회 참석자인 20대 청년은 “그냥 가기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문구로 깃발을 만들어 봤어요. 그냥 집회 한 구석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보다 나름대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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