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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란주점 벽 속 시신 넣고 방수공사…두 달간 감쪽같이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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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52회 작성일 24-05-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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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란주점 벽 속 시신 넣고 방수공사…두 달간 감쪽같이 영업

단란주점 벽 속에서 꺼낸 나무 상자. 성남수정경찰서 제공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12년 전 오늘, 경기 성남 신흥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던 78세 노인 송 모 씨는 4개월 뒤 맞닥뜨릴 자신의 비극적인 최후를 꿈에도 모른 채 40대 여성 김 모 씨에게 가게를 넘겼다.

송 씨는 자신의 가게에서 색소폰을 즐겨 부르며 연주자로도 활동했지만 그는 연로했고, 건강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게를 계속할 수 없었다.


◇ 가게 양도 잔금 받으려던 노인, 어느 날 홀연히 증발

김 씨는 가게 인수 당시 당장은 돈이 부족하다며 주점 금액 4500만 원 중 2000만 원을 잔금으로 남겼다. 주점 운영권만 넘기고 색소폰 연주자로 무대에 계속 올랐던 송 씨는 3개월이 지나도 잔금을 받지 못하자 빚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2년 9월 6일 저녁 6시께 김 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동거남 박 모 씨당시 44세가 잔금을 치르겠다며 가게에서 송 씨와 만났고, 어쩐 일인지 이날 이후 송 씨는 모습을 감췄다.


송 노인이 운영했던 성남 신흥동의 지하 1층 단란주점 입구. SBS 갈무리




◇ 가족의 실종 신고…수상한 휴대전화 사용 기록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2012년 10월 10일 송 씨의 아들 내외가 경찰에 "혼자 사는 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집주인도, 유흥주점 인근 상인들도 그간 송 씨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처음에 단순 가출을 의심했다. 송 씨의 휴대전화 사용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종 신고 후인 10월 12일부터는 이틀 정도 휴대전화가 켜져 있기도 했다.

송 씨는 부동산 업주와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경찰 전화는 받지 않았다. 송 씨의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부동산 업주는 송 씨의 아들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누군가 송 씨의 아들 행세를 한 것이었다. 또 송 씨의 후배는 송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으나 받기 직전 끊어졌다고 했다.


시신이 암매장돼 있던 단란주점 벽. 성남수정경찰서 제공




◇ 잔금 남기고 가게 인수한 부부의 엇갈린 진술

탐문 수사를 하던 경찰은 송 씨가 최근 김 씨에게 가게를 판 뒤 잔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김 씨 부부를 집중 수사했다.

김 씨는 남편 박 씨가 잔금을 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는데, 두 사람은 송 씨에게 돈을 줬다고 하는 시점을 다르게 진술했다. 이들은 영수증도 받지 않고 돈을 줬다고 했고, 송 씨와 만났다는 장소의 CCTV에서는 그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 등 진술상 여러 가지 의문점이 나타났다.

결정적으로 경찰은 박 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휴대전화 속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분석하는 과정에서 9월 15일 임의로 삭제된 연락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경찰은 송 씨의 행방이 묘연해진 무렵 박 씨가 주점 내부 방수공사를 한 사실을 파악했고, 수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나무 상자 속에서 발견된 송 노인의 시신. KBS 갈무리




◇ 방수공사 작업자 "웬 상자 하나를 벽에 넣었다"

경찰 조사에서 공사를 한 설비업자는 웬 나무 상자를 벽 안에 넣고 공사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박 씨는 상자에 대해 태연하게 방습제를 넣은 것이라며 벽에 상자를 넣어 공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특이했던 점은 또 있었다. 당시에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는 설비업자는 "벽돌을 쌓는데 박 씨가 냄새 안 나게 신경 좀 써달라면서 옆에서 자꾸 방향제를 뿌렸다"고 기억했다.

11월 13일 오전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주점을 급습했고, 벽을 뜯어내 두 달 동안 벽 속에 암매장돼 있던 송 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에 붙잡힌 박 씨가 범행을 시인하며 진술하는 모습. KBS 갈무리




◇ 검거 직전까지도 두 달간 시신 옆에서 태연히 영업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박 씨는 시신이 발견되자 그제야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박 씨는 송 씨를 만났던 날, 잔금 2000만 원 중 1700만 원만 주겠다고 했고, 송 씨가 나머지 돈까지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러다 송 씨가 자기 아내를 욕하는 데 격분했다고 주장하면서, 송 씨를 밀쳐 넘어뜨린 후 주방에 있던 고무호스를 가져와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시신을 그저 여행용 가방에 넣어 다용도실에 유기했다는 박 씨는 직원들의 악취 항의에 시신 처리 방법을 고민하다 벽에 매장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고 했다. 그는 직접 나무 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시신이 든 가방을 넣고 냄새가 새어 나오지 않게 실리콘으로 상자를 막았다고 했다. 또 송 씨의 휴대전화도 자신이 사용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살인 후 시신을 옆에 두고 두 달간 버젓이 영업을 이어온 박 씨에게 검찰은 범행의 계획성, 잔인성을 들어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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