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발생한 폐기물 처리시설 화재가 2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16일 오전 5시 48분경 동대문환경개발공사 환경자원센터의 불이 완진돼 대응단계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이어진 불로 내부에 있던 폐기물은 대부분 소실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시뻘건 불길과 함께 많은 양의 검은 연기가 퍼지면서 주변 지하철역이 폐쇄되고 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안내 문자도 발송됐다.
한 목격자는 “연기가 자욱해서 재난영화처럼 보일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고 생각보다 불이 늦게 꺼져서 걱정이 많고 냄새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불은 전날 오전 8시20분경 시작됐다. 소방은 인원 494명, 차량 109대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만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화재 발생 지점이 지하인 데다 건물 내부에 플라스틱 같은 재활용품이 많아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불은 지하 3층 음식물 쓰레기의 악취를 처리하는 탈취 설비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나자 건물에 있던 직원 및 관계자 33명이 스스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날 오전 9시 58분부터 11시 3분까지 지하철 2호선 용두역 상하행선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켰고 사건 발생 지점 인근인 용두역 4번 출구는 임시 폐쇄했다.
동대문구청과 성동구청은 구민들에게 ‘화재로 연기 등 배출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으니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소방은 정확한 화재 원인 및 재산 피해 등을 조사 중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