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포니2 두대 가진 남성 "5시간 주행, 시속 140km도 가능" > 사회기사 | society

1986년에 출시한 현대자동차 포니2 모델을 여전히 데일리카로 운행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포니2를 두 대나 소유한 한 남성으로, 중고차 커뮤니티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포니2가 인기가 많네요. 제가 보유한 포니2 차량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저는 포니2를 두 대 보유하고 있다”며 “어릴 적부터 갖고 싶던 차량이었고, 픽업만 가지고 있다가 얼떨결에 승용도 추가하게 됐다”고 했다. A씨는 기존에 픽업트럭을 보유하고 있었고, 지난해 포니2 승용차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가 올린 사진을 보면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 노란색 포니2 픽업트럭과 파란색 포니2 승용차가 나란히 주차돼있었다.


파란색 포니2는 1986년형 모델인데 에어컨도 장착돼있으며 덕분에 A씨가 데일리카로 매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포니를 데일리로 타면 불편할 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수동 기어라 무릎이 단단해지고 팔힘이 세지는 것 빼곤 단점이 없다”고 했다.

A씨는 그동안 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포니2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아들과 데이트를 하고 아내와 결혼기념일을 맞아 양양에 여행간 사연 등을 올리기도 했다. 장장 5시간이 걸린 양양 여행에서도 포니2는 시속 140km까지 속도를 내며 건재함을 보여줬다고 한다. A씨는 차량 내부도 공개하며 곧 실내 복원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노란색 픽업트럭은 에어컨이 없어서 겨울에만 탈 수 있고, 현재 쇼바를 개조 중이라고 한다. 부품 수급과 유지 보수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부품은 보이는 대로 구매하고 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라며 “유지보수는 혼자서 만져보고 안 되는 건 장인을 찾아간다”고 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부럽다. 저도 저런 컬렉션이 있으면 좋겠다” “재드래곤이재용 다음으로 부자 형이신 듯” “관리 노하우가 대단하다. 철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녹이 피기 마련인데 저렇게 관리했다는 게 놀랍다” “관리 잘 된 차는 수천만원은 받을 수 있다더라. 제가 사는 지역에서 10여년 전 차박물관에 전시할 포니를 5000만원에 샀다는 얘기를 들었다” “광만 좀 더 내시면 더할 나위 없는 클래식카가 되겠다” “80년대로 회귀한 기분이 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이기도 한 포니는 현대 자동차가 1973년 개발에 착수, 1975년 12월에 첫선을 보인 모델이다. 국산부품 비율이 90%에 이르렀으며,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당시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1982년에는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포니2가 출시됐고, 1990년 포니 차종은 단종됐다.

1975년 포니 한 대 가격은 228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값의 절반에 해당하는 고가였지만 불티나게 팔렸다. 1976년 한 해만 1만726대가 팔려 국내 승용차 시장의 44%를 차지했다. 포니 픽업, 왜건, 포니2 등 후속 모델이 잇따라 나와 1982년엔 누적 판매 대수 30만대를 돌파했다. 1976년 에콰도르 5대를 시작으로 세계 60여 국에 수출됐다.

회원 수 1500명에 달하는 동호회 ‘포니 타는 사람들’은 자동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폐차장을 뒤지고, 그래도 못 구하면 3D 프린팅으로 부품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상태 좋은 포니는 1억원대에 거래된다고 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 서울 논현동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포니의 시간’이란 전시를 열고, 포니 5종포니1, 포니왜건, 포니픽업, 포니3도어, 포니2을 대중에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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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sunse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