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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사망자 명단에 조카가"…가족 생사 몰라 애타는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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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71회 작성일 24-06-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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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청 찾은 중국동포 "경찰은 사망했다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화성=연합뉴스 김솔 기자 = "중국에 있는 형수가 방금 틱톡동영상 플랫폼에서 퍼지고 있는 화재 사고 사망자 명단을 캡처해 보내줬어요. 거기 우리 5촌 조카 이름도 있더라고요. 이젠 어떡하죠?"

26일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사망자 유족 대기실이 마련된 화성시 모두누림센터 앞.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센터로 향하던 중국 동포 40대 이모 씨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5촌 조카인 A23·중국 국적 씨가 이번 화재 사고 사망자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급히 화성시청을 찾아왔다고 한다.

이씨는 "어제 우리 친형이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A씨가 이번 화재 사고 실종자 중 한 명이니 연락해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며 "5촌 조카의 아버지도 어제저녁 경찰서에 갔는데 사망한 게 맞는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이날 오전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가 소식을 듣고 놀란 마음에 전국 동포총연합회에도 연락해보니 해당 단체에서는 "파악해보니 A씨가 병원에 있는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는 해외에 있고, 아버지는 한국에 있어도 연락이 잘 안돼 조카가 나랑 많이 교류해왔다"며 "일단 전국동포총연합회 대답에 희망을 걸고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 와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에 있는 이씨의 형수가 틱톡의 중국 계정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번 화재 사고 사망자 명단을 캡처해 보내줬는데, 여기에 A씨의 이름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씨가 취재진에게 내밀어 보여준 틱톡 캡처 사진에는 사망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름, 성별, 생년월일, 국적 등이 표로 정리돼 있었다.

이씨의 형수는 이 가운데 A씨의 생년월일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칸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려 넣어 이씨에게 전송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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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시청에 올 때까지만 해도 연락만 닿지 않을 뿐 병원 한 곳에서 치료받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방금 캡처 사진을 받고 너무 놀랐다"며 "그래도 혹시 모른다. 일단 시청에서 센터에 가 확인해보라 했으니 얼른 확답을 들어야겠다"고 했다.

이씨가 시청에서 센터를 찾아 헤매는 동안 이씨의 부인 등 다른 가족도 그에게 전화해 "우리 애 어떻게 하니"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지난 24일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사망자 상당수의 신원 확인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관계로 이씨와 같은 일부 유족은 연락 두절 상태인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 다수가 외국인인 만큼 이들의 가족이 먼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연락이 잘 이뤄지지 않아 사망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다.

이씨에 따르면 A씨는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약 두 달 전인 지난 4월 한국으로 왔다고 한다.

중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A씨는 먼저 한국에 온 아버지와 가까운 곳에서 지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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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최근 들어 5촌 조카와 연락을 자주 한 건 아니라서 불이 난 공장에 취업해 일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며 "나는 다른 일 때문에 잠깐 한국에 와있다가 일단 5촌 조카의 생사 확인을 위해 중국행을 좀 미룬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촌 조카는 부모가 다 멀리 살다보니 내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교류해왔다"면서 "정말 어렸을 적부터 봐왔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한국인 김모52 씨,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이모46 씨, 실종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시신이 수습된 한국인 김모47 씨 등 3명이다.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는 경찰청과 법무부에서 유족과 DNA 비교를 통한 신원 확인 작업 중이며, 신원이 파악되는 대로 유족에게 알릴 예정이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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