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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단계로 쌓아올린 소고기왕국…대농장주 연기한 정육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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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9회 작성일 24-06-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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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소고기 왕국의 실체
"투자시 원금 200% 보장"…전국 돌며 사업설명회
"일부 임원의 독단적 사업"…회사는 전혀 모른다는데

[앵커]

뉴스룸의 탐사보도 트리거입니다. 소고기 프랜차이즈인 한양화로는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매장도 급격히 늘리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그런데 한양화로의 운영자금이 불법 다단계 방식으로 마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오승렬 PD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명 배우를 모델로 쓰고, 영화관에서 광고를 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해온 소고기 프랜차이즈 한양화로입니다.

운영 기업은 바나바에프앤비라는 회사인데 이곳 대주주이자, 의장이라 불리는 박모 씨는 지난 2022년부터 전국을 돌며 투자자를 모집해왔습니다.

[박OO/바나바에프앤비 대주주 2022년 9월 6일 : 우리 회사는 바나바에프앤비라고 하는 회사예요, 프랜차이즈 회사. 근데 첫 번째 브랜드가 바로 한양화로예요, 한양화로. 한양화로 제가 1천개를 갖다 오픈시키면 기업가치는 조 단위로 올라가요.]

캐나다에서 소고기를 싸게 들여와 국내에 유통시키는 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두 배로 불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박OO/바나바에프앤비 대주주 2022년 9월 6일 : 전 세계에서 땅덩어리가 세 번째로 큰 나라가 캐나다래요. 거기서 기르는 소가 얼마나 많겠어요, 그렇죠. 그리고 제가 그다음 주에 캐나다에 들어가요. 그래서 농장주하고 계약을 해요.]

원금 보장은 물론이고, 투자자를 더 데려오면 수수료도 약속했습니다.

[박OO/바나바에프앤비 대주주 2023년 2월 16일 : 열 달 동안 이자를 10%씩 받잖아요. 약 10%씩. 그러고 나면 본인이 투자한 금액의 100%는 찾아갈 수 있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본인의 원금을 다 돌려드려요.]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건 불법입니다.

이자지급도 지난해 말부터 멈췄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렇게 모인 돈이 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자 : 대기업보다 더 많은 홍보를 하기 때문에… 근데 그 돈홍보비이 다 우리 돈이었다라는 걸 아는 순간 황당했고.]

바나바에프앤비 측은 회사와 무관하게 일부 임원이 벌인 사업이라며 자세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유사수신 행위와 사기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한양화로 운영사의 대주주는 캐나다의 거물급 농장주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불법 다단계를 위해 내세운 농장주란 사람은 알고 보니 캐나다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였습니다.

이어서 오승렬 PD입니다.

[기자]

바나바에프엔비의 의장 박모 씨가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했던 캐나다 앨버타주의 넬슨팜입니다.

지난해 6월, 박 씨는 이곳 농장주라는 인물을 한국으로 초청해 투자자들에게 소개했습니다.

[박OO/바나바에프앤비 대주주 2023년 6월 13일 : 제가 그때 말씀드렸던 OOO씨의 자부심 카우보이모자 있죠? 이게 자부심이에요 자부심. 우리나라에선 선비가 갓 쓰듯이… OOO 부부 너무 멋있죠? 저하고 독점계약했다는 얘기 들으셨죠? 믿어 의심치 마시고요, 이제.]

하지만 해당 인물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농장 근처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투자자 : 제가 그 정육점까지 갔다 왔어요. 진짜 맞더라고요. 그냥 우리 미국 가면 흔히 보이는 그냥 조그마한 정육점 있잖아요.]

바나바에프앤비 측은 해당 인물이 실제 넬슨팜 등 여러 농장에서 고기를 공급받는다며, 박씨가 그를 농장주로 소개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회사와 무관하게 박 씨가 한 일이라는 건데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 계좌는 회사 임원들 계좌였습니다.

임원들은 평소 박 씨 지시 없이는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A씨/바나바에프앤비 이사 : 일단은 지시받고 그렇게 진행이 된 거고요. {누가 지시를 그렇게 내린 거예요?} 뭐 저희… {박OO 의장이 이렇게 내린 거예요?} 네. 의장님 성격을 아시잖아요. 저희도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고 그러면 안 해요. 그 이외엔 없습니다.]

JTBC 취재결과, 이곳 대표이사 신씨는 지난 2012년 유사수신행위와 사기죄로 3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엔 중국에서 금괴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속여 10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바나바에프앤비 측은 현재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시기도 10년 전이라며, 이전부터 고기 유통업에 종사한 이력이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VJ 한재혁 허재훈]

오승렬 기자 oh.seungryul@jtbc.co.kr [영상편집: 김동준,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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