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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정 쪽방서 "방 빼" 날벼락…"우린 어디 가서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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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2회 작성일 24-06-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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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폭염·장마철에 쫓겨날 위기
서울시 주민 관리 구멍…대책도 없다

[앵커]

폭염과 장마가 이어질 한여름을 앞두고 서울 한 고시원 주민들이 당장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이 고시원은 서울시가 취약계층을 위해 쪽방으로 지정해 관리해 온 곳인데, 정작 시는 이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고, 아직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회현동의 한 고시원.

덥고 협소하지만 김모 씨에겐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그런데 한 달 전, 건물 주인으로부터 건물이 낡아 철거할테니 방을 빼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모 씨/쪽방 세입자 : 5월 25일에 공고문이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라가지고 아니 이게 뭐야. 사람들이 막 우왕좌왕했어요.]

이달 20일까지 나가지 않으면 물과 전기가 끊어진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곳에 살던 30여명 대부분 취약계층인데, 어쩔 수 없이 쫓겨나게 된 겁니다.

[김모 씨/쪽방 세입자 : 나간 분이 연세가 73살이에요. 어디 고시원을 얻으러 갔더니 방을 안주더래요. 70이 넘었다고. 나한테 막 그러더라고. 나이 먹어가지고 방도 못 구하면 우리 어디 가서 사냐고.]

이 고시원은 서울시가 쪽방으로 지정한 곳입니다.

하루 한끼 식권과 생필품 등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다른 집을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쪽방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이런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습니다.

[이동현/홈리스행동 활동가 : 서울시가 당사자 자격으로 건물주와 협의하는 데 나서 달라. 일단 만나달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라든지 최소한 민법도 퇴거 전 6개월의 기간은 주어야 하거든요.]

이에 서울시 측은 퇴거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당장 갈 곳 잃은 처지인데, 일주일 넘게 대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는 지난달 발표한 올해 폭염 대책에서 이 구역을 온열질환 취약지역으로 분류해 미리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주거 문제는 챙기지 못한 겁니다.

서울엔 시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런 쪽방이 268개 건물, 3300여실이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곽세미]

이예원 기자 lee.yeawon@jtbc.co.kr [영상취재: 김미란 / 영상편집: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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