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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의 집요한 협박…딸의 손톱 끝엔 피가 맺혔다[히어로콘텐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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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6회 작성일 24-06-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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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1〉플랫폼 사채, 덫의 시작

[上] 40만 원 빌렸다 ‘지옥’에 빠진 40대 여성


불법사채는 가장 절박한 이를 노려 마지막 고혈을 빨아낸다. 정부의 미공개 조사에서 피해자는 2022년 82만 명으로 추정됐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악화해 서민들이 벼랑으로 몰리면서 5년 새 30만 명이 늘었다.


이들을 착취한 건 소수의 ‘사채왕’이 아니었다. 불법사채 조직은 ‘급전 대출’ 등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에 숨어 있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피해자 4313명 중 3455명80.1%이 플랫폼에서 불법사채를 접했다고 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올 2월부터 5개월간 전·현직 불법사채 조직원과 피해자 등 157명을 통해 불법사채의 세계를 취재했다. 그중에는 아이 학원비를 대려다 불법사채의 늪에 빠진 강선주가명·48도 있었다.


KakaoTalk_20240623_221039362.png

오후 4시쯤이었다. 하굣길이었을 중학생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강선주가명·48는 반가운 마음에 “딸!” 하고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딸은 앞뒤 없이 말을 쏟아냈다.

“엄마, 나한테 막 이상한 문자들이 와. 이게 다 뭐야?”

선주는 직감했다. 그놈들이 내 딸한테도 연락했구나. 일하다 말고 집으로 뛰어갔다.

지병 탓에 학교에서 쓰러져도 자기 입으로 이야기한 적 없는 아이였다. 엄마의 마음을 먼저 걱정하던, 일찍 철든 아이. 그런 딸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집에 도착해 발견한 딸은 피가 날 정도로 손톱을 뜯어대고 있었다.

띵동! 띵동! 띵동! 딸의 휴대전화로 문자가 쏟아졌다. 모두 [국제발신]이라 적힌 알 수 없는 번호였다.

“대구 76년생 강선주 딸 하윤가명아. 지금 사람 한 명 보냈거든. 그 아저씨한테 X주면 돼. 알겟겠지??”

“넌 몇 살이야? 우리 하윤이 걸X면 오빠가 좀 그런데.”

작/조간용웹출고히어로1회-上/강선주 스토리

심장이 쿵쾅거렸다. 물에 빠진 것처럼 귀가 먹먹했다. “엄마 나 어떡해? 너무 무서워.” 딸의 목소리마저 웅웅거려 잘 들리지 않았다. 반사적으로 현관문을 향해 뛰었다. 걸쇠를 건 선주는 몸을 떠는 딸을 안으며 말했다. 엄마 휴대전화가 해킹당한 거야.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선주는 알고 있었다. 그놈들은 돈을 갚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란 사실을.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손댔던 사채가 거꾸로 가족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선주가 문자 한 통에 돈의 덫에 갇혔던 올 4월 25일 얘기다.

● 누군가에겐 당연할 쌀값

“엄마는 맨날 일하는데 왜 돈이 없어?”

외식하자는 아이들에게 군색하게 군 날, 초등학생 아들이 옆에 와 앉았다. 말없이 웃으면 아들은 꼬깃꼬깃한 천 원 몇 장을 꺼내 건넸다. “이거 엄마 써!” 그 작은 손을 보며, 선주는 야속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진 않기로 했다.

서른둘 나이에 아기용품 사업 시작, 2년 만에 당한 사기, 빚 8000만 원을 갚느라 8년. 마흔셋에 작은 수선집을 마련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괜찮았다. 좋아하던 뜨개질을 할 수 있었으니까. 내겐 의젓한 딸과 명랑한 아들이 있었으니까.

작////닷컴용/히어로1회/上편><br><br></p>        <p>다짐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2022년 11월. 남편이 해고당했다.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이유였다. 며칠 내리 누워만 있는 남편의 등을 보았다. 남편도 얼마나 놀랐을까? 기죽지 말자고요, 내가 더 힘내볼게. 그날 선주는 남몰래 일기를 눌러 적었다.<br><br>남편은 수선집을 함께 키워보자고 했다. 하지만 많아 봐야 월 100만 원인 수익. 네 식구에겐 턱없이 모자랐다. 꿈에서도 미싱을 돌렸다. 그곳에서라도 바쁘면 깨어나 기분이 좋았다. 오전 8시 수선집으로 출근해 적은 일기는 매일 같았다. ‘오늘은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br><br><img onerror=



● 엄마의 소원

그날 이후 딸은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등하굣길은 어쩔 수 없이 친구들에게 동행을 부탁했다. 아파트 입구에 낯선 이라도 있는 날엔 한참을 걷다 들어온다고 했다. 초인종 소리도 무서워해 문 앞에 ‘누르지 마세요’ 쪽지를 붙여놓았다.

언젠가 일기에 이렇게 적은 적이 있다. 딸은 누구보다 날 닮았다고. 살갑진 않지만 정 많은 모습이 비슷했다. 무뚝뚝한 것 같다가도 자는 엄마의 휴대전화를 열어 남몰래 편지를 써놓는 아이였다.

‘요즘 내가 말 안 들어서 미안해. 근데 알아? 엄만 완벽해! 나를 매일 웃게 만들어 주잖아. 엄마한테 태어나서 진짜 다행이란 생각을 할 만큼 너무 좋아.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언젠간 읽겠지? 힘내!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해.’

이제는 바란다. 딸은 엄마의 삶과 닮지 않기를. 그저 자신이 딸의 엄마인 것이 미안하다던 선주의 소원은 딱 하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요. 가족들, 친구들이 저를 알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 사람들이 고통받는 건 다 저와 아는 사이여서 그런 거잖아요. 그러니까 저와 인연을 맺기 전으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작/조간용웹출고히어로1회-上/강선주 스토리



선주는 정식 대부업체에 연락했는데 어쩌다 불법사채 조직의 손아귀에 떨어졌을까.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80% 넘는 피해자가 불법사채를 접한 곳인 대부중개 플랫폼에 숨어든 불법사채 조직을 추적했다. 그 추적기는 24일 오후 4시 공개되는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2회에서 이어진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트랩 : 돈의 덫에 걸리다’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돈의 덫’ 등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히어로콘텐츠’original.donga.com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불법사채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김민우의 이야기를 디지털로 구현한

‘돈의 덫상: 덫에 걸린 남자’

https://original.donga.com/2024/money1

작/조간용웹출고히어로1회-上/강선주 스토리

‘돈의 덫하: 덫을 놓는 남자’

https://original.donga.com/2024/money2

작/조간용웹출고히어로1회-上/강선주 스토리

실제 김민우의 인터뷰를 담은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GKw-RO8lUHo

작/조간용웹출고히어로1회-上/강선주 스토리

히어로콘텐츠팀

▽팀장: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취재: 김소영 김태언 서지원 기자

▽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

▽사진 : 홍진환 기자

▽편집: 이승건 황준하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뉴스룸디벨로퍼

▽인터랙티브 디자인: 황어진 김민주 인턴

▽영상: 송유라CD

조간용웹출고히어로1회-上/강선주 스토리





대구=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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