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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럼 쌓여…눈 뜨고 볼 수 없는 대학 내 쓰레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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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8회 작성일 24-06-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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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순천향대 등 쓰레기 분리수거장 문제... 인식변화와 제도 변화 함께 가야

[유정아 기자]

산처럼 쌓여…눈 뜨고 볼 수 없는 대학 내 쓰레기장
5월 1일수, 학생생활관 13동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먹다 남은 음식물이 그대로 담겨진 쓰레기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 유정아


음식물이 그대로 남겨진 컵라면 용기, 먹다 남은 음료수가 담긴 플라스틱 컵이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뒤섞여 있다. 충남대학교 학생생활관 1층에 위치한 분리수거장에서 목격되는 장면들이다. 쓰레기통은 투입구가 작은 데다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 쓰레기통 밖으로 일반 쓰레기봉투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학생생활관에 거주 중인 한서연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2 학생은 "평소에 음식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버린 쓰레기가 많다"라며 "쓰레기가 바닥에도 떨어져 있어 늘 비위생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불편해 했다.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학생생활관 쓰레기장의 모습. 왼쪽 게시물은 4월 21일, 오른쪽 게시물은 5월 6일에 올라왔다.
ⓒ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지난 4월~5월, 충남대학교 학내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도 생활관 쓰레기장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여러 개 올라왔다. 대부분 쓰레기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관련 게시물 댓글에는 "쓰레기장이 늘어나는 쓰레기 양을 다 담지 못한다"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5월 6일월 저녁, 학생생활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쓰레기들이 범람하여 산처럼 쌓여 있다.
ⓒ 유정아


현재 충남대학교 학생생활관 쓰레기 수거는 일주일에 5회, 평일 오전에만 실시한다. 주말에는 쓰레기 수거를 따로 하지 않는다. 학생생활관 측은 2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쓰레기 수거일 간격을 줄이거나 분리수거장을 추가 설치하려면 별도의 인력과 비용이 수반되며, 공간확보가 필요해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원래 음식물 쓰레기는 7동 혹은 12동 음식물 처리장에서 따로 분리배출하고, 일반쓰레기나 플라스틱 등 나머지만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려야 한다"며 학생들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학생생활관을 청소하는 한 노동자는 지난 5월 초 기자에게 "음식물이 담긴 쓰레기도 많고, 쓰레기통 밖에 버린 쓰레기들도 많다. 주말이 지나고 나면 더욱 심하다"며 "음식물 쓰레기만 따로 걷어서 처리하고 있는데, 음식물은 분리배출하고 일반쓰레기만 봉투에 담아 버려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5월 1일수, 충남대학교 공과대학 2호관 쓰레기통 바로 옆에 먹다 남긴 음료가 그대로 담긴 쓰레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 유정아


쓰레기 분리배출 문제는 비단 학생생활관 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학교 강의실 내외부 쓰레기통 주변도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5월 1일, 충남대학교 공과대학 2호관 쓰레기통 바로 옆에는 먹다 남긴 음료가 담긴 플라스틱 컵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쓰레기통 바로 옆에는 화장실이 위치해 있어 음료를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남긴 음료가 담긴 컵이 많았다.

문제의 심각성은 충남대학교 학보사인 <충대신문> 도 인지하고 있었다. <충대신문> 은 그간 캠퍼스 내 쓰레기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지난 6월 7일자 기사에서는 "우리 학교 캠퍼스 내에선 쓰레기통 부족, 조각공원과 학내 건물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및 무단 투기, 시험 기간마다 드러나는 도서관 분리수거 미흡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활관 쓰레기장 분리 배출 문제는 최근 불거진 일이 아니다. <충대신문> 은 3년 전인 2021년 4월 14일자 기사에서도 학생생활관 쓰레기장 분리 배출 문제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당시에도 학내 커뮤니티에는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었다. <충대신문> 문유빈 기자는 당시 기사를 통해 "학생생활관 쓰레기장의 위생 문제는 비단 쓰레기장 규모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인식 부족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2018년에는 중앙도서관의 쓰레기 범람 문제가 <충대신문> 에 보도되는 등 교내 쓰레기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충남대학교 제55대 총학생회 선율에서도 공약으로 교내 분리수거함 추가 배치를 내세웠지만 인건비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어 현재로서는 쓰레기 문제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이 문제는 비단 충남대학교만 벌어지는 일도 아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순천향대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일 기자와 인터뷰 한 <순천향대신문> 황교현 기자에 따르면, 교내 쓰레기 분리수거는 매년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며 "특히 시험기간에는 교내 분리수거함 위에 플라스틱 컵과 유리병들이 수북이 쌓인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익명 커뮤니티에도 많은 학생들이 쓰레기 문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내 행사시 평소보다 많은 쓰레기가 배출돼 분리수거함이 넘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순천향대학교 중간고사 기간 도서관 쓰레기통의 모습, 벚꽃축제 당시 쓰레기통의 모습 출처=순천향대신문 황교현 기자
ⓒ 황교현


<순천향대신문> 도 지난해 4월 29일자 기사에서 쓰레기 문제를 지적했다. 이후 총학생회 측에서 쓰레기 부스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자정노력을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황 기자는 "아직도 시험기간에는 여전히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학내 커뮤니티에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총학생회에서 캠페인을 벌이는 등 시스템 변화의 노력은 있었지만, 학생들의 인식이 달라지지 않은 탓인지 쓰레기 배출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학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음식물 등을 그대로 버린다는 점과 쓰레기통이 아닌 다른 곳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다는 점이다.

전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음식물 처리장에 버리고, 남은 음료 등도 화장실에서 따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교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하다. 쓰레기통을 비우는 횟수가 부족할뿐 아니라 쓰레기 분리수거장의 크기가 작아 늘어나는 쓰레기양을 다 처리하지 못한다. 따라서 교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추가로 설치하거나, 쓰레기 수거 계획을 늘리는 등 구체적인 해결방안 마련과 실행이 절실하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를 전 지구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는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듯, 개인이 실천하는 작은 분리수거가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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