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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산다 싶으면 2천만 원"…위험한 30주도 임신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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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7회 작성일 24-06-2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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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는 헌법에 맞지 않는다며 법을 고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런 법과 제도의 공백을 돈벌이로 악용하는 병원들이 있습니다.

박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대학생 A 씨는 임신 8주 차에 중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A 씨/임신 중단 경험 : 150만 원이 될 거다, 현금으로 내야 된다라고 했어요. 돈을 마련할 때가 제일 무섭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임신 중절 수술은 비급여다 보니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입니다.

[A 산부인과 : 20주는 안돼요]

[B 산부인과 : 20주 비용은 250만 원]

[C 산부인과 : 20주는 650만 원, 21주는 700만 원]

이런 상황을 악용해 돈벌이에 몰두하는 병원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곳은 한 달 평균 400건 넘게 임신 중절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제보자 : 1월에 보시면 600만 원 넘는 것들 있죠? 이런 거는 다 큰 주수라고 보시면 되세요.]

대부분 병원은 위험성을 고려해 임신 24주차까지만, 수술해 주지만 이곳은 30주 이상까지도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환자마다 부르는 비용도 천차만별입니다.

[제보자 : 환자분들 오면 이제 행색이나 주소지 보고, 예를 들어서 서울에 좀 산다는 동네에 있으신 분들은 좀 세게 불러요. 2천만 원 이상.]

실제로 임신 30주에 수술받은 한 여성은 740만 원을 냈지만, 다른 여성에게는 2천800만 원이 청구됐습니다.

[A산부인과 관계자 : 관련해서 어떤 말씀도 드릴 수 없고요, 30주 어떤 분이 수술하셨다고 제보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 될 것 같아요.]

복지부도 이 병원 실태를 파악하고 있고, 대한 산부인과 의사회도 구두 경고 조치를 했지만, 이 병원을 제어할 방법은 없습니다.

낙태죄 폐지 후, 관리 기준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유엔에서도 질책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 한국 정부는 아직 안전한 인공 임신 중절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변화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선혜/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정부가 입법이 안 된 것을 핑계로 많은 것을 방치하고 있고, 실질적인 의료 공백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입법예고했던 낙태죄 대체입법안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임신 14주까지는 제한 없이 허용하지만 낙태죄 처벌 조항은 그대로 남겨둬, 헌재 결정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디자인 : 김규연

박수진 기자 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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