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취소 전화 올까봐 조마조마" 마음까지 병드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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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오석진 기자]
김씨는 "집 근처 병원에서 방법이 없으니 서울 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왔는데 서울대병원에서 신규 환자 진료를 접수해줄 수가 없다고 해서 다시 창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고 말했다. 예약 당일 진료 취소를 통보받은 환자도 나타났고 환자가 항의하면 진료 취소를 취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진료 취소 통보를 받은 박씨가 "동네 병원에서 상급 병원에 가라고 해서 의뢰서를 준비해 가려던 것"이라고 병원 측에 항의하자 서울대병원은 다시 오라며 취소 통보를 철회했다. 박씨는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보려면 예약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갑자기 통보해 난감했다"며 "나는 목숨이 걸린 과가 아니라 덜 하지만 다른 과 환자들은 얼마나 기가 막히겠나"고 말했다. 입원실과 중환자실 등 중증·응급 환자나 입원 환자는 그대로 돌본다. 예약 변경을 전달받지 못했거나 약 처방을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는 진료실을 연다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밝혔다. 이날 서울대병원 암병원 갑상선센터 대기석 50여석은 텅 빈 모습이었다. 바로 옆 혈액암센터에 환자와 보호자 20여명이 앉아있는 것과 대비됐다. 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갑상선센터 진료실 2곳이 열렸어야 하지만 진료를 보는 교수는 단 1명이었다. 중환자 진료만 진행했다. 갑상선센터에서 나온 60대 여성 A씨는 오른쪽 다리부터 얼굴까지 마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 병원에 도착한 뒤 의사가 오지 않아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A씨는 "몸에 쌀 한 가마니를 지고 다니는 듯 고통스럽다"며 "파업 얘기에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환자들이 참고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라고도 했다. 암병원 환자들은 목숨이 걸린 치료 일정이 불확실하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어느 과의 어떤 교수가 휴진인지 환자들도 알 수 없다는 목소리다.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 사이에선 병원이 휴진 공지라도 제대로 해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오전 9시30분 췌장암센터에서 만난 40대 B씨는 "일부 환자가 전화로 항암 치료 일정 취소를 통보받았다는 얘기가 돌면서 다른 환자들도 치료가 취소될까 걱정하고 있다"며 "병원에서 취소 전화를 받기 전까지 예정된 치료가 제때 이뤄질지 알 수 없어서 노파심에 연락해봐도 병원이 전화를 안 받는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상황에 환자들이 나서서 휴진 의사 명단을 만들고 있다. B씨는 "환자 단체대화방에서 누가 휴진인지 아닌지 휴진 교수 명단을 조각조각 맞추면서 파악한다"며 "다음주부터는 전면 휴진이라는데 우리가 얼마나 걱정되겠냐"고 했다. 이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도 휴진 현장을 파악하려 병원 내부 곳곳을 순회했다. 병원 관계자들과 암병원을 둘러본 뒤 본관 순환기내과 환자 대기석에서 전광판을 살폈다. 김 원장은 지난 7일 "환자 진료가 중단되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집단 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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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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