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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예약 취소래요"…계엄 불똥 대목 망친 도심 식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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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12-0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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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 직격탄 맞은 광화문·국회 가보니
- “예약 절반 취소…문의도 평소보다 적어”
- “빨리 혼란 마무리되고 장사하고 싶어”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계엄 파동`에 따른 불똥이 자영업자, 특히 광화문과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상권에 튀었다. 연말 대목을 맞아 주요 고객층인 국회나 정부 기관 관계자들의 송년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계엄 사태 이후 이들이 송년회 예약을 미루거나 아예 잡지 않으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실제 한 자영업자는 매출이 작년의 `반의 반 토막`이 났다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상권 모습. 사진=김형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사흘이 흐른 지난 6일 늦은 오후 광화문 일대 상권은 고요했다. 늘 만석이던 한 고깃집은 자리가 군데군데 비어 있었고 손님이 아예 없는 식당도 다수 있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10여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 때를 빼면 지금이 제일 손님이 없는 것 같다”며 “계엄 영향으로 절반 가까이 예약이 취소됐고 문의도 확실히 평소보다 적은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광화문 일대 상권이 유독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들의 주요 고객층이 공무원 혹은 공직 관계자들이기 때문이다.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송년회 예약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것이다. 80% 이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는 한 한식당 사장님은 예약 내용이 있는 달력을 기자에게 내보였다. 달력에는 5~6일 10팀 이상 예약돼 있었으나 모두 엑스자가 그어져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사장님은 “예약 취소한다고 아쉬운 소리를 했다간 발길이 뚝 끊길까 그냥 괜찮다고만 말했다”며 “대목에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라고 표정을 찡그렸다.


계엄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은 더욱 상황이 심각했다. 국회 여의도 인근 식당은 대부분 국회의원을 비롯해 보좌진, 국회 직원들 등 국회와 관련된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체 예약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정국이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담이 더 크다. 실제로 예약이 줄 취소되고 있다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취재진이 찾은 한 고깃집은 이달 예약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다고 토로했고 다른 한 한식당은 하루에 두 팀 이상씩 취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명 규모의 예약이 취소된 경우 그 피해가 더 크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전날5일 50명 예약된 거 세팅까지 다 해놨는데 갑자기 취소됐다”며 “계엄 때문에 피해가 너무 심하다. 지금 한창 예약이 막 잡힐 시기인데 지금까지 전혀 예약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대규모 집회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자영업자들에겐 고충이다. 광화문 일대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집회가 열리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최근 광화문 인근 식당을 취소하고 종각 근처로 옮겼다는 직장인 김모31씨는 “회사가 광화문에 있어서 평소 자주가던 곳을 예약했는데 집회가 많아 시끄러울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국회 상권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빠른 시일 내에 혼란이 마무리되고 연말 대목을 누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광화문에서 십여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57씨는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런 황당한 일로 대목을 놓치니 억울하다”며 “탄핵을 하든 스스로 물러나든 빨리 상황이 정리돼 제대로 된 장사를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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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식당이 손님 한 명 없이 텅텅 비어있다. 사진=박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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