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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 믿어" 소개팅앱서 남자 만났다가…6800만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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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7회 작성일 24-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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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소개팅 앱 접근→ 아르바이트 제안→ 쇼핑몰 포인트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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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소개팅앱에서 만난 남성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남성은 A씨에게 자신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나는 너 완전 믿어" "그냥 여자친구라고 하면 될꺼야"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사진=독자제공

"휴대폰이 고장났어. 혹시 나 좀 도와줄 수 있을까?"
"근데 나를 믿을 수 있겠어? 나한테 맡겨도 되는거야?"
"나는 너 완전 믿어! 내 여자친구라고 하면 될거야."

30대 여성 A씨는 지난 8일 소개팅앱어플리케이션에서 한 남성을 만나 메신저를 주고 받았다. 남자는 현재 싱가포르에 있다고 했다.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진 않았지만 며칠 동안 채팅을 나누면서 친밀감을 쌓았다.


A씨는 이 남성이 부탁한 일을 도와줬다가 6800만원을 잃었다. 온라인상에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한 뒤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일명 로맨스 스캠이다. A씨는 "순간적으로 무언가에 홀렸던 것 같다"며 "대부분 대출금이라서 개인회생 신청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량 잘못됐어요"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A씨가 당한 사기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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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8번 물품에 대한 포인트가 부족하다고 말하자 쇼핑몰MD와 같은 방에 있던 사람들이 입금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지난 11일 남성은 A씨와 카카오톡을 주고 받던 중 도움을 요청했다. 쥬얼리 쇼핑몰 부업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고장나 할 수 없다고 했다. 남성은 A씨에게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줄테니 대신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업무는 간단했다. 쇼핑몰 사이트에 충전된 3000만 포인트를 이용해 물품을 대신 주문하면 됐다. A씨는 "내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고 기존에 있던 포인트로 결제하면 되는 것이라서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쇼핑몰 MD상품기획자는 1~8번 물품을 적어서 보내준 뒤 수량에 맞춰 각각 주문 해달라고 했다. A씨가 1~7번 물품 구매를 완료하자 8번 물품에 대한 포인트가 부족하다고 메시지가 떴다.

MD는 "왜 제대로 주문을 하지 않았느냐"며 "이미 고객들이 입금을 해서 지금 빨리 주문해야 하는데 제대로 안하면 고소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깜짝 놀란 A씨는 급한 불부터 끄고 돈을 되돌려받자는 마음으로 100만원을 우선 입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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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물품 대리 주문을 했던 쥬얼리 쇼핑몰 사이트. /사진=독자제공

MD는 이번에는 A씨가 3번 물품에 대한 수량을 잘못 입력했다고 화를 냈다. 당황한 A씨가 사이트에서 확인을 해보니 수량에 오류가 있었다. MD는 "3번 물품을 재구매를 해달라"며 "포인트를 충전해주면 곧 정산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적금을 깨서 이번엔 1000만원을 넣었다.

MD는 다음에도 또 돈을 요구했다. 3번 물품 수량 오류 때문에 사이트 전체에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4~8번 물품에 대한 주문을 다시 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같은 채팅방에 있던 바람잡이들은 A씨를 압박했다. 이들은 "왜 남한테 피해를 주느냐", "장난하느냐", "빨리 돈 준비해라"고 화를 냈다.

A씨는 이번엔 3300만원을 대출해 사라진 포인트를 재충전했다. 4~7번 물품 주문을 완료하고 8번 물품을 다시 재주문하자 이번에도 포인트도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채팅방 사람들은 "왜 한 명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투덜댔다.

A씨는 다음날 또 다시 2400만원을 대출해 8번 물품 구매를 완료했다. MD는 이후에도 사이트에 문제가 생겼다며 1~2번 물품을 다시 재주문하라고 압박했다. 뒤늦게 사기임을 눈치 챈 A씨는 지난 12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이들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소개팅앱에서 만난 남성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남성은 "A씨 때문에 오히려 기존에 있던 3000만 포인트까지 사라져서 난감하다"며 "한국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기 피해 정보공유 웹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A씨가 돈을 송금한 계좌주는 다른 사기 건으로 신고를 당한 상태였다. 중고물품 사기가 대부분이었다. ☞관련기사: "17만원 중고 모자 샀다가…1000만원 뺏겼다" 기막힌 수법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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