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엔 구더기·텅빈 냉장고…허기 가득한 노인의 방[밥 굶는 노인들]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밥솥엔 구더기·텅빈 냉장고…허기 가득한 노인의 방[밥 굶는 노인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418회 작성일 24-06-17 12:01

본문

뉴스 기사
■ 밥 굶는 노인들 - 고독사 현장 가봤더니…

유통기한 지난 음식·생수가 전부

고독사 고위험군 63% “하루 1끼”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빌라. 고독사 청소용역업체 관계자와 전날 사망한 박모63 씨의 6평 남짓한 원룸 앞에 서자 문을 열기도 전에 악취가 코를 찔렀다. 독거노인이던 박 씨의 냉장고엔 말라 비틀어진 어묵, 유통기한이 반년 이상 지난 쌈장, 생수 6통이 전부였다. 밥솥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근처 편의점 업주는 “한 달에 3∼4번씩 오로지 라면 두 봉지만 사 가던 할아버지”라며 “말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말을 시켜도 대답도 없고, 건강도 좋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씨의 원룸에는 허기와 고독이 배어 있었다. 박 씨에겐 당장 먹을 수 있는 밥도 반찬도 없어 보였다. 싱크대는 ‘2023년 사랑의 김장나눔’이라고 적힌 김치통이 꺼내져 있었다. 지난해 한 봉사단체에서 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이 김치는 전부 상해 희끗희끗한 곰팡이로 가득했다. 식탁 위에 놓인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자식이 있다고 쓰여 있었지만, 정작 박 씨의 시신은 지방에 사는 먼 친척에게 인계됐다. 박 씨가 숨진 자리 위론 골절 진단서와 아파트 경비원 지원서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옷장에서 발견된 성인용 기저귀를 보면 박 씨가 스스로 화장실도 가기 힘든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청소업체 관계자는 “한 달에 50번 정도 고독사 현장에 나가는데, 그중 70%는 독거노인”이라며 “혼자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고 살다가 당뇨 등 지병이 급격히 악화돼 숨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씨처럼 혼자서는 하루 한 끼도 챙기지 못하는 ‘결식노인’이 고독사 고위험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1월 발간한 ‘2022년 고독사 예방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고독사와 식생활은 긴밀한 연관성을 보인다. 고독사 고위험군고독사 위험 판단점수 70∼100점의 63.4%가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고 응답했는데, 중위험군40∼60점은 19.3%, 저위험군 10∼30점은 6.2%에 그쳤다.

정부는 노인들의 결식과 고독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취지에서 ‘경로당 플랫폼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전국 약 6만9000개 경로당에서 ‘주 5일 무료 점심’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역별 격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은 경로당 이용률이 저조하고, 지방은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2일 ‘초고령사회 노인 대상 식사지원 현황 및 과제’ 보고서에서 “노인들 각자의 욕구와 형편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어울리며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수한·노지운 기자

[ 문화닷컴 | 모바일 웹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다음 뉴스 채널 구독 ]

[관련기사/많이본기사]

점심때면 “밥 먹자” 전화… “우리마을엔 고독사 없어요”[밥 굶는 노인들]

성교육 중 ‘노출신 영화’ 튼 중학교 교사…“성관계 후 야릇” 발언도

계명대에서 감동받은 노소영, 모교 서울대에서 실망한 이유는?

조합장에 성과급 10억?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주민 불만 폭발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 이재명…한동훈에 11%p 앞서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556
어제
2,004
최대
3,806
전체
763,055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