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데 너 때문에 비상"…400m 도로 채운 꽈잠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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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우리 시험기간이야!” “너 때문에 비상이다”
비상계엄을 선포해 ‘12.3 내란사태’를 부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의결을 앞둔 서울 여의도, 전국 곳곳 대학 이름을 새긴 ‘과잠’학과 점퍼을 입은 학생들이 여의도 산업은행 앞 도로 400여미터를 가득 메웠다. 손수 만든 각자의 손팻말은 해학을 담았지만, 일상을 잃을 뻔한 서늘함을 그대로 전했다. 손팻말 가운데는 이런 것도 있다. “비상 대신 일상으로.”
전국 31개 대학 1천여명의 학생들이 7일 여의도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열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잇달아 시국선언을 발표했던 대학생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모여 규탄 목소리를 냈다.
학생들은 생애 내내 당연하리라 여겼던 자유와 일상을 빼앗길 수 있었던 위기에 전율했다. 성공회대학생 송영경23씨는 “포고령에 나온 모든 내용에 화가 났다. 자유롭게 말하고 생각하는 게 너무 당연한 세대인데 언론과 집회·시위의 자유를 금지한다는 내용은 충격적이었고, 도저히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부산대학생 현규혁26씨는 “민주주의를 헤치는 행위였다. 탄핵을 가결시키는 데 한명이라도 힘을 보태야 할 것 같아서 아침부터 버스타고 왔다”고 했다.
이날 대회에는 ‘시국플레이리스트’라는 부제가 붙었다. 각 대학 학생들이 시국에 어울리는 노래를 선곡했다. ‘우리의 꿈’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곡, ‘다시 만난 세계’처럼 꿈과 희망을 담은 것도, ‘걱정말아요 그대’이적 버전나 ‘봄이 온다면’처럼 위로를 전하는 노래도 있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오자 학생들은 “너 알아?” “몰라”하고 웃으면서도, 장중한 리듬에 맞춰 열렬히 손팻말을 흔들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두고 실망했다는 목소리도 컸다. 건국대 이서윤21씨는 “비상계엄을 해놓고, 심지어 국민이 아닌 당의 결정을 따른다고 했다”며 “사과로 들리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안에도 양심 있는 분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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