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수능특강 풀며 국회 지킨 여고생…"아버지, 전 옳은 일하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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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TV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여의도 국회 앞에 약 5만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고등학생들까지 나서 국회 문 앞을 지키며 공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튜브 채널 황기자TV를 운영하는 황기자는 7일 0시 48분쯤 국회 정문 인근을 찾아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에서 한 시민이 먼저 황기자에게 다가가 "내일 시험인 애들이 공부하고 있다"고 알렸다.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두 명이 국회 문 앞을 지키며 바닥에 앉아 있었다.
여학생 A 양은 "전 울산에서 버스 타고 왔고, 이 친구는 서울 사람"이라고 밝혔다. 수능 특강 교재를 꺼내놓은 A 양은 "윤리와 사상 공부하고 있다. 내일모레 시험이다. 정치 상황에서 정치와 법 과목을 안 들고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옆에 있던 다른 여학생은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다며 "월요일부터 시험이다. 지금 비상계엄 때문에 한국사 강의 더 늘어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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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A 양은 "시험을 포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시험을 포기하지 않고도 여기에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웃었다.
이어 "아무래도 대학이 중요하고, 내신 때문에 선뜻 시위나 집회에 오기 어렵겠지만 이렇게라도 저희가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여건이 되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A 양은 "부모님께 깨졌다. 말도 안 하고 와서 아버지한테 미친X이라는 소리 들었다"며 "아버지, 저는 옳은 일 한다고 생각해서 왔다"고 전했다.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던 한 누리꾼은 "학생들 치킨 사줘라"라며 황기자 계좌번호로 15만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슈퍼챗시청자가 방송 중 송금하는 후원금으로 20만원을 쏘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이에 황기자는 학생들에게 핫초코 20개와 햄버거 20개 등 약 20만원어치를 주문해 줬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른들이 미안해", "저 어린애들이 이 날씨에 밖에서 나라 지키겠다고 저러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체 뭐 하냐", "애들이 뽑은 대통령도 아닌데 고생한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너희가 조국의 미래다", "이 친구들이 세상을 구하러 나왔다", "뭘 해도 될 애들", "시험 결과가 어떻든 너희는 이미 만점 인생을 시작한 거다"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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