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방 갔었죠? 성매매영상 유포합니다"…무작위 보이스피싱에 안당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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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보이스피싱 범죄
불안심리 조장해 금전·개인정보 탈취
전문가 “일단 끊고 경찰에 신고부터”
불안심리 조장해 금전·개인정보 탈취
전문가 “일단 끊고 경찰에 신고부터”
#IT정보기술회사에 재직 중인 30대 A씨는 최근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A씨가 3년 전에 유사 성매매 업소인 ‘안마방’에 방문했다며 단속에 걸렸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성매매 영상을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안마방 실장을 자처하는 발신자는 영상이 20분이나 된다며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나는 것 같은데 얼굴이 다 찍혔으니 발뺌하지 말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A씨는 그런 불법 업소엔 가본 적이 없었다. A씨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도 일방적으로 말하다가 끊었다”며 “전화를 끊고 찝찝했다”고 밝혔다.
최근 보이스피싱 유형이 다양해지고 교묘해지면서 피해액이 늘어나고 있다. 성매매 업소 영상을 빌미로 협박하거나 집배원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최근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딥보이스 피싱도 늘어나고 있어 피해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졌다.
보이스피싱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피해자들의 사기 피해액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를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 원으로 전년1451억원보다 35.4%514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1인당 피해액도 1700만 원으로 전년1100만원보다 약 1.5배 늘었다.
특히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자도 같은 기간 231명으로 전년136명보다 69%95명 증가했다.
피해자에게 불안심리를 조장해 더 많은 돈을 탈취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A씨의 사례처럼 성매매 업소 실장 등으로 속이고 성매매 영상으로 협박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비슷한 수법이 법적으로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의정부지법 형사 12단독 홍수진 판사는 범죄단체 가입, 범죄단체 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사기 조직의 팀장급 조직원 B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 3명 중 2명에게도 징역 3년, 나머지 1명에겐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해당 조직은 중국에 사무실을 차려 두고 성매매 업소 등에서 보관하던 이용객들의 이름·전화번호 등을 기반으로 협박해 총 40명의 피해자에 9억6493억원을 탈취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예전에 이용했던 마사지 업소 사장인데 장사가 안돼 방마다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성매매 장면을 촬영했다”며 “가족, 지인 연락처 100개 정도 확보돼 있는데 돈을 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이들은 영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택배기사나 우체국 집배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나타나기도 했다. 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7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집배원을 사칭해 카드 배송지를 물은 뒤 카드사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의 보이스피싱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법의 특징으론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는 점이다. 사기범들은 피해자에게 접근해 “신청한 카드를 어디로 배송해야 하느냐”고 묻고, 피해자가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답하면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며 가짜 카드사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준다. 이후 피해자가 가짜 고객센터의 말을 믿고 악성 앱을 설치하게 돼 개인정보가 탈취되는 식이다.
또 최근엔 지인의 말투까지 흉내 내는 신종 딥보이스 피싱도 늘어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똑같이 구현해 돈을 갈취하는 것이다.
지난 5월엔 부산에서 피해자의 딸 목소리를 흉내 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60대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엄마 큰일 났어. 친구 보증을 섰는데 친구가 연락되지 않아 잡혀 왔어”라는 딸의 음성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딸은 범행 당일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형사 전문 정보윤 법무법인 에스 변호사는 “피싱 사기범이 성매매 영상 등을 가지고 있지 않을 확률이 높고 설령 가지고 있다고 해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고소할 수 있다”며 “돈을 건네지 말고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 발급 등 요구는 일단 전화를 끊고 해당 금융사의 고객센터 번호를 찾아 발급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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