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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만에 씻어"…연기 뒤집어쓴 이재민들 목욕티켓에 시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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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3-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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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경북 안동 서부초등학교에서 안동시 관계자들이 대피한 시민들에게 인근 목욕탕에서 사용 가능한 목욕 쿠폰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목욕 가니껴, 얼른 가소."

산불이 잡혀가는 28일 오후 경북 안동 서부초등학교 대피소, 남선면 도로리 이장 이진호씨75는 이웃에게 이같이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씨 말을 듣던 노인도 대피소에서 목욕 쿠폰을 받곤 주름진 얼굴을 폈다. 속옷과 목욕 쿠폰, 세면도구 등을 받아 인근 목욕탕으로 향하는 시민들 발걸음은 대체로 가벼웠다. 쿠폰을 받으려 대기하던 누군가 "이 속옷 좋은건데"라고 하자 곳곳에서 웃음소리도 들렸다.

이씨는 "3일을 꼬박 씻지를 못하다가 점심도 먹고 씻으니 한숨 돌린 기분"이라며 "얼른 시내를 가서 이것저것 필요한 것도 사고 볼일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불이 빨리 꺼지고 지원책도 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구호 텐트가 늘어섰던 안동체육관 대피소와는 다르게 서부초 대피소에는 텐트가 없이 돗자리만 깔려있는 등 상황이 열악했다. 시민들은 지인별로 삼삼오오 앉아 서로를 위로하고 얘기를 나눴다. 앞서 이들은 옷가지와 목욕, 잠자리가 가장 불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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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북 안동 서부초등학교 강당 대피소 모습. /사진=오석진 기자
남선면 외하리 주민 김원태씨71는 "대피소에 온 지 3일이 됐는데 제대로 씻지 못했다"며 "100여명이 모여있는 이곳에서 씻을 수 있는 곳은 여기 강당 화장실의 조그마한 세면대뿐"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목욕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불탄 집에 강아지랑 고양이가 살아있어서 밥을 주러 계속 갔다 오는 탓에 씻기 힘들었다"며 "빨리 씻고 싶다"고 했다.

서부초 대피소에서 4일째 지내고 있다는 60대 여성 A씨도 "대피하러 나올 때 연기랑 탄내가 한데 뒤섞여서 굉장히 찝찝한데 제대로 씻지 못했는데 어서 씻고 싶다"며 "옷에 그을음도 많이 묻어 빨리 갈아입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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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12시50분쯤 자원봉사자들이 점심을 배식하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피곤함에 찌들었던 시민들은 목욕 소식과 함께 잠시 기분을 전환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점심 배식도 한몫했다. 봉사자들은 된장국과 김, 김치, 밥과 오이지를 접시에 담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더 드시라"고 했다. 후식으로 바나나까지 먹은 시민들은 목욕을 다녀온 뒤 기운을 차렸다.

안동시에서 대절한 버스를 타고 학가산 인근 온천을 다녀온 시민들은 검은 보따리를 챙긴 채 웃으면서 차에서 내렸다. 한 어르신은 "아이고 이제야 살만하네"라며 아직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 "빨리 갔다 와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린 또 다른 어르신은 머리를 손으로 넘기며 "시원하니 참 좋다"고도 말했다.

경북 안동 서부초등학교 대피소에는 지난 27일 오후 4시 기준 138명이 대피해 있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산불 진화율은 △의성 95% △안동 85% △청송 89% △영양 76% △영덕 65%다. 이번 산불로 24명이 사망하고 2412개 건물이 불탔다. 총대피 인원은 3만6674명이며 이 중 3만389명이 귀가했고 6285명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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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경북=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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