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연남동서 5분 만에 뚝딱…"서울 여행 최고 기념품"이라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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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캐리커처 전문점 성업
캐리커처 전문점 성업
서울 명동 캐리커처. 자신의 캐리커처를 그리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2. 화요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캐리커처 전문점. 대만 관광객 가족이 캐리커처 작가 앞에 앉아 있었다. 작가는 A5 용지에 화목한 가족의 얼굴을 5분여 만에 쓱싹쓱싹 그려 담았다. 캐리커처를 받아 든 가족은 “한국에 가면 꼭 캐리커처를 그리라고 먼저 다녀온 지인에게 들었다”며 “서울 여행 최고의 기념품”이라며 기뻐했다.
서울 연남동, 명동, 성수동 등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에 캐리커처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연남동에는 10여 곳, 명동에는 4곳이 운영 중이며 새롭게 문 열 준비 중인 곳도 있다. 경주, 전주,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즉석 사진 대안으로 떠올라
국내 MZ 세대에게는 남매 듀오 ‘악뮤’의 이찬혁이 어머니에게 “동생 수현과 즉석 사진을 찍었다”는 말을 듣고는 “더 큰 추억을 만들겠다”며 어머니와 함께 캐리커처를 그리는 장면이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하며 화제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선 “서울 방문 시 꼭 들러야 할 코스”로 소문 났다.
캐리커처 전문점이 처음 등장한 건 2020년 즈음. 국내 최초 캐리커처 전문점으로 꼽히는 ‘도토리 캐리커처’ 대표이자 대한캐리커처협회 회장인 양이중씨는 “코로나 기간 ‘뭔가 재미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중 평소 생각만 하던 가게를 오픈했다”고 했다.
캐리커처 전문점이 비교적 빠르게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이들이 즉석 사진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연남동에서 친구와 만나 놀다가 캐리커처를 그렸다는 이선영32씨는 “즉석 사진은 그동안 많이 찍어 지겨운 감이 있었는데, 캐리커처는 신선해서 좋았다”고 했다. 이제 흔하다 못해 진부해진 즉석 사진의 대안으로 캐리커처가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캐리커처 인기는 전 연령층으로 번지고 있다. 오픈한 지 1년 됐다는 ‘명동 캐리커처’ 관계자는 “인근 은행·증권사들도 주요 고객”이라고 했다. “팀원 전체를 그려 넣어 액자로 만들거나, 새로운 직원에게 캐리커처 액자를 선물하기도 해요.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안은 모습으로 그려달라는 손님도 있어요. 데려올 필요 없이 사진만 보여주면 우리 작가가 함께 그려드려요.” 캐리커처를 각종 굿즈상품에 넣을 수도 있다. 여자 직원들은 머그컵을, 임원이나 부장님들은 텀블러를 선호한다고.
서울 명동 캐리커처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캐리커처를 작가들이 그리고 있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캐리커처 가격은 사람 머릿수대로 매겨진다. 한 장을 그리더라도 1명이면 9000원, 2명이면 1만8000원, 3명이면 2만7000원. 가게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인당 7900~1만5000원으로 즉석 사진보다 비싸다. 즉석 사진은 ‘기본’으로 찍을 경우 2장에 4000원 선이다. 이선영씨는 “작품 한 점을 얻는다고 생각하니 크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파리, 피렌체 등 유럽 주요 도시 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면 30~60유로약 4만4000~8만8000원로 훨씬 비싸다”고 했다.
캐리커처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빠른 속도. 도토리 캐리커처는 ‘1분 완성’을 내세우는 등 대부분 5~7분이면 완성해 손님에게 건네준다. 즉석 사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렇게 빠르게 캐리커처를 완성할 수 있는 건 한국인의 우수한 손재주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자세하게 그리기보다는 특징을 잡아 단순하게 표현하는 방식 덕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캐리커처 스타일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귀엽고 만화 같은 느낌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캐리커처”라는 평가를 받으며 더 인기를 얻고 있다. ‘K캐리커처’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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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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