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는 할머니 "손주야, 계엄군 마주치면 안 돼…" 먹먹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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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을 겪어 본 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보낸 문자가 온라인에 속속 공개되며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반 시민들에게 남긴 상흔을 결코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계엄선포가 야당에 대한 ‘경고성’이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러한 ‘경고’가 수십년 전 비상계엄을 겪은 시민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면서 적지 않은 장년층을 40여년 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할머니로부터 받은 문자를 공유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누리꾼은 별다른 설명 없이 3일 밤 11시2분에 전송된 할머니의 문자를 갈무리해 올렸다.
그의 외할머니는 “울 손자 손녀야 몸조심하자”라며 “계엄령은 사람을 경찰이 밉다 싶으면 무조건 잡아가는 거니까 조심해”라고 했다. 이어 “튀는 행동하지 말고 길 가다가 고성도 하지 말고 학교에 조용히 다녀”라고 덧붙였다. 이 글 아래에는 “우리 아빠도 ‘비상시국이니 밤늦게 다니지 말아야 한다 아빠는 그 시대를 살아서 비상계엄의 무서움을 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댓글이 달렸다.
다른 누리꾼은 4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할머니가 갑자기 전화해 와서 신분증 항상 들고 다니고 혼자 다니지 말라고 했다”며 “군인 마주치면 절대 안 된다고 우시면서 횡설수설 하셨다”고 썼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이 이렇게나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군인들이 끌고 갈지 모르니 말조심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할머니 문자를 공유했다. 이밖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할머니는 새벽내 뉴스를 보며 꼼짝하지 않으셨다”, “친구 아버지가 친구에게 전화해서 제발 밖에 나가지 말고 군경은 쳐다도 보지 말고 바닥만 보고 가라고 울먹이며 말씀하셨다더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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