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동물 복지 늘리자며 96억 써놓고…유기견 127마리 집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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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창원시가 갈 곳 없는 유기견들을 돌보겠다며 세금 96억원을 들여 동물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창원시를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만들겠다고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기견 127마리를 집단 안락사 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빈 밥그릇, 곳곳에 쌓인 흙.
유기견 334마리가 살던 곳입니다.
191마리가 살던 또 다른 곳도 텅 비었습니다.
강아지 이동장이 보입니다.
철조망엔 강아지 목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관계자 외 출입을 막는 통제구역 경고판이 붙었습니다.
창원시장 직인이 찍힌 안내판엔 자원봉사 활동까지 멈추겠다고 적혔습니다.
[주민 : {유기견 입양하려고 오신 거예요?} 네. 생각은 진작부터 하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안 하는가 봐.]
유기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양승열/주민 : {여기 유기견 보호소 어디 갔어요?} 이사 갔잖아, 거시기로. 상복공원으로 싹 싣고 갔지.]
이사 갔다는 그곳.
바로 창원시가 기존 유기동물보호소 3곳을 통폐합해 만든 동물센터입니다.
세금 96억원이 들었고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 프로젝트 홍보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유기견 127마리가 한꺼번에 안락사 당했습니다.
[심청아/자원봉사자 :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친구들이 여기, 여기, 저기, 여기거든요. 다 죽었어요. 통합보호소는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만든 곳인데… 복지의 첫 번째는 생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창원시 사업 보고서를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보호소 3곳에서 700마리를 다 데려오겠다고 적혔습니다.
그런데 실제 건물을 짓고 나니 수용 가능 면적이 줄어 500마리만 옮겼습니다.
창원시는 "면적을 계산할 때 케이지, 즉 철창에서 돌보는 방식으로 했다가 넓은 방에 합사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수용 능력이 확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창원시청 관계자 : 변경이 있었던 건 명확한 사실이고. 그게 만약 승인사항이라 하면 저희가 누락됐다는 게 맞죠.]
첫 단추인 공모작 심사엔 건축 전문가 7명만 참여했습니다.
당선작 선정 이유는 공공건축물로서 우수한 디자인.
사업 초기부터 동물 복지 전문가 의견이 적극 반영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미정/동물공감연대 이사 : 단순히 정말 외관만 보고 예쁜 걸로만 지으려고 하다 보니 탁상행정과 전시행정의 결과로 희생된 게 아닌가. 죽이고 태어나고 반복하지 말고 마당 개들을 중성화해서…]
아직도 기존 보호소 1곳엔 유기견 186마리가 갈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127마리를 안락사하고도 이렇게 많은 유기견들이 입양을 기다립니다.
장군이는 주인이 세상을 떠나자 홀로 남겨졌고 예랑이는 아프단 이유로 꽃밭에 버려졌습니다.
[박남연/유기동물보호소 반장 : 바깥 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지금 제가 안고 있는 강아지는요?} 미용까지 다 돼 있는 상태에서 옷까지. 주인이 못 찾는 건지…]
[창원시청 관계자 : {안락사 전에 다른 정책을 할 순 없었던 건가요?} 입양 홍보를 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경기가 안 좋다거나 하면 유기견이 많아져요. 저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인도적 처리밖에 없어요.]
창원시 관계자가 말한 인도적 처리, 바로 안락사를 뜻합니다.
동물보호법 같은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이곳 유기견들도 곧 안락사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려견을 들이는 것도, 여러 이유로 버리는 것도, 그 버려진 개를 인도적 처리 이름으로 죽이는 것도 결국 사람인 셈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창원시는 최대한 입양을 보낸 뒤 통합센터 수용 능력을 100마리 더 늘려 최대 600마리까지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혈세 96억원짜리 건축물의 목표는 동물 복지였습니다.
과연 유기견을 안락사 하는 방법밖에 없었을까.
최선의 동물 복지는 생존이라는 자원봉사자의 말이 떠오릅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진형 / 영상편집 홍여울]
이상엽 기자 lee.sangyeop@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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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갈 곳 없는 유기견들을 돌보겠다며 세금 96억원을 들여 동물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창원시를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만들겠다고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기견 127마리를 집단 안락사 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빈 밥그릇, 곳곳에 쌓인 흙.
유기견 334마리가 살던 곳입니다.
191마리가 살던 또 다른 곳도 텅 비었습니다.
강아지 이동장이 보입니다.
철조망엔 강아지 목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관계자 외 출입을 막는 통제구역 경고판이 붙었습니다.
창원시장 직인이 찍힌 안내판엔 자원봉사 활동까지 멈추겠다고 적혔습니다.
[주민 : {유기견 입양하려고 오신 거예요?} 네. 생각은 진작부터 하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안 하는가 봐.]
유기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양승열/주민 : {여기 유기견 보호소 어디 갔어요?} 이사 갔잖아, 거시기로. 상복공원으로 싹 싣고 갔지.]
이사 갔다는 그곳.
바로 창원시가 기존 유기동물보호소 3곳을 통폐합해 만든 동물센터입니다.
세금 96억원이 들었고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 프로젝트 홍보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유기견 127마리가 한꺼번에 안락사 당했습니다.
[심청아/자원봉사자 :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친구들이 여기, 여기, 저기, 여기거든요. 다 죽었어요. 통합보호소는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만든 곳인데… 복지의 첫 번째는 생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창원시 사업 보고서를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보호소 3곳에서 700마리를 다 데려오겠다고 적혔습니다.
그런데 실제 건물을 짓고 나니 수용 가능 면적이 줄어 500마리만 옮겼습니다.
창원시는 "면적을 계산할 때 케이지, 즉 철창에서 돌보는 방식으로 했다가 넓은 방에 합사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수용 능력이 확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창원시청 관계자 : 변경이 있었던 건 명확한 사실이고. 그게 만약 승인사항이라 하면 저희가 누락됐다는 게 맞죠.]
첫 단추인 공모작 심사엔 건축 전문가 7명만 참여했습니다.
당선작 선정 이유는 공공건축물로서 우수한 디자인.
사업 초기부터 동물 복지 전문가 의견이 적극 반영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미정/동물공감연대 이사 : 단순히 정말 외관만 보고 예쁜 걸로만 지으려고 하다 보니 탁상행정과 전시행정의 결과로 희생된 게 아닌가. 죽이고 태어나고 반복하지 말고 마당 개들을 중성화해서…]
아직도 기존 보호소 1곳엔 유기견 186마리가 갈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127마리를 안락사하고도 이렇게 많은 유기견들이 입양을 기다립니다.
장군이는 주인이 세상을 떠나자 홀로 남겨졌고 예랑이는 아프단 이유로 꽃밭에 버려졌습니다.
[박남연/유기동물보호소 반장 : 바깥 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지금 제가 안고 있는 강아지는요?} 미용까지 다 돼 있는 상태에서 옷까지. 주인이 못 찾는 건지…]
[창원시청 관계자 : {안락사 전에 다른 정책을 할 순 없었던 건가요?} 입양 홍보를 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경기가 안 좋다거나 하면 유기견이 많아져요. 저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인도적 처리밖에 없어요.]
창원시 관계자가 말한 인도적 처리, 바로 안락사를 뜻합니다.
동물보호법 같은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이곳 유기견들도 곧 안락사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려견을 들이는 것도, 여러 이유로 버리는 것도, 그 버려진 개를 인도적 처리 이름으로 죽이는 것도 결국 사람인 셈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창원시는 최대한 입양을 보낸 뒤 통합센터 수용 능력을 100마리 더 늘려 최대 600마리까지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혈세 96억원짜리 건축물의 목표는 동물 복지였습니다.
과연 유기견을 안락사 하는 방법밖에 없었을까.
최선의 동물 복지는 생존이라는 자원봉사자의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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